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가 과거 여중생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무죄 판결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희대 후보자는 대법관이던 지난 2017년 14살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연예기획사 대표의 재상고심에서 무죄를 확정한 과거 판결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14살 여중생을 임신시킨 42살 연예기획사 대표 사건'을 언급하며 "14살 여중생과 연인 관계라는 연예기획사 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랑'을 인정한 판결은 절대 동의 못한다. 정신까지 지배하는 '그루밍 범죄'는 법이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파기환송심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며 "기속력 법리에 따른 것일 뿐 이 사건 자체의 당부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용기 의원이 "사회적 파장이 예측되는 판결은 단순히 기속력에 따를 것이 아니라 전원합의체를 거쳐서라도 실체를 확인해야 됐던 것 아니냐"고 비판하자, 조 후보자는 "구체적 타당성과 법적 안정성이라는 두 가치는 항상 충돌하기 마련이다. 파기환송을 하면 하급심이 기속되는데 그 시스템을 지키지 않기 시작하면 사법 시스템 자체가 존립할 수 없게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2011년 발생했습니다.
당시 연예기획사 대표로 재직 중이던 42살 조 모 씨는 14살 여중생과 수차례 성관계를 한 뒤 피해자를 임신시켰습니다.
이후 피해자가 가출하자 자신의 집으로 불러 동거했습니다.
이 여중생은 조 씨의 아들을 낳은 뒤 경찰에 조 씨를 신고했고, 검찰은 조 씨를 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조 씨는 "사랑하는 사이였고 강간이 아니다"며 강압에 의한 성폭행을 부정했지만 1심은 징역 12년, 2심은 징역 9년형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조 씨는 1ㆍ2심에 불복해 상고했고, 대법원은 "피해자가 다른 사건으로 수감돼있던 조 씨에게 '사랑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을 확인했다. 평소에도 스마트폰 메신저 등을 통해 애정표현을 자주 했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습니다.
서울고법도 대법원 판단에 따라 '무죄'를 내렸고 검찰이 파기환송심에 불복, 상고했지만 대법원 2부는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당시 주심이었던 대법관이 조희대 후보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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