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서울대 N번방'이라 불리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주범이 재판에서 혐의 일부를 인정했습니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 영상물편집·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사건 주범 40살 박 모 씨의 첫 재판을 열었습니다.
박 씨의 변호인은 딥페이크 합성물 게시 및 전송 혐의는 인정했지만, 미성년자 성착취물 소지 혐의는 부인했습니다. 또한, 반포 및 배포 행위를 소지죄로 인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습니다.
피해자들과의 관계에 대해 재판부가 질문하자, 변호인은 "일부는 알고 일부는 모르는 관계"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해자 변호사는 "다수가 고통을 호소하는데, 피해자별로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정리해서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씨는 재판 내내 피고인석에서 어깨를 떨며 울먹였고,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 낭독 중에는 얼굴을 감싸 쥐고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판부가 변호인의 입장과 일치하는지 묻자, 박 씨는 짧게 "네"라고 답했습니다.
서울대 출신인 박 씨는 2021년 7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대학 동문 등 여성의 졸업사진 또는 SNS 사진을 '딥페이크' 기술로 음란물과 합성한 동영상을 소지하고 배포한 혐의를 받습니다.
조사 결과, 제작·유포된 음란물은 각각 100여 건·1,700여 건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서울대 동문 12명을 포함해 61명에 달합니다.
박 씨는 20여 개의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선별적으로 링크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음란물을 유포했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어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검찰은 추가 혐의도 조만간 기소할 방침입니다. 이번 사건은 여러 공범이 가담한 사건으로 '서울대 N번방' 또는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다른 공범인 20대 박 모 씨는 허위 영상물 400여 개를 제작하고 1,700여 개를 유포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돼 오는 28일 첫 재판을 받습니다.
또 다른 공범인 서울대 졸업생 한 모 씨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가 재정신청 인용으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 중이며, 다음 재판은 오는 18일 열립니다.
함께 범행한 혐의를 받는 31살 강 모 씨(구속) 등 3명도 검찰에 송치돼 조만간 기소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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