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한 건물 옥상에서 진돗개 믹스로 추정되는 노견이 방치되고 있다는 사진이 알려지며 '동물학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꾀죄죄하고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말라 있는 한 노견.
무기력하게 한쪽으로 누워 있고 발바닥은 빨갛게 부어 올라 있습니다.
14살 초롱이의 이 사진은 삽시간에 퍼졌고, 제주 서귀포시청은 신고를 받고 초롱이가 사는 건물 옥상을 방문해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동물보호팀장은 "동물 학대로 보기 힘들다"며 "학대 여부를 확인할 때는 법적 조치를 할 수 있는 학대인지 아닌지로 판단한다"고 답했습니다.
동물학대의 여부를 판단할 때, '학대로 인해 질병과 상해를 유발했는지'가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깡마른 부분에 대해선, "견주에게 확인해 보니, 나이가 많아 살이 빠진 걸로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실시했고 암까지 발견되었습니다.
14살 노견, 사람 나이로는 73세에 암까지 걸려 있었던 초롱이가 폭염에서 살던 곳은 건물 옥상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동물보호법의 허점에 대해서도 논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동물학대와 관련한 규정은 동물보호법 제10조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소유자들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 공간 및 먹이 제공, 적정한 길이의 목줄, 위생ㆍ건강 관리를 위한 사항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사육ㆍ관리 또는 보호 의무를 위반하여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행위.'
아무리 열악한 사육환경이어도 그로 인해 다치거나 아프지 않다면 학대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비춰지는 이 조항 때문에, 어떤 동물이 혹한이나 혹서에 노출되어 고통받아도 처벌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위 조항에서 명시된 '최소한의 사육 공간'의 기준도 애매모호합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6조 제5항
'동물을 실외에서 사육하는 경우 사육공간 내에 더위, 추위, 눈, 비 및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을 제공할 것'
더위는 몇도 이상인지, 휴식 공간은 어떤 형태인지, 이와 관련해 정해진 구체적인 내용은 없습니다.
이렇듯 명확하지 않은 기준 때문에 사육 환경 관련 동물 학대 신고가 들어갈 경우, 판단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초롱이의 사진을 본 수의사는 "아이 상태로 봤을 땐 방치가 맞다"며 "지금보다 훨씬 구체적인 기준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서귀포경찰서에서는 동물 학대 혐의와 관련해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사건을 접수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지금까지 핫픽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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