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14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서 전시
80년대 어머니들의 삶과 한(恨), 흑백사진에 담아
함평 출신 사진작가, 38년 동안 시골 장터 누벼
80년대 어머니들의 삶과 한(恨), 흑백사진에 담아
함평 출신 사진작가, 38년 동안 시골 장터 누벼
전남 함평 출신 사진작가 정영신이 4월 2일부터 14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미술관에서 ‘어머니의 땅’ 사진전을 엽니다.
1958년생인 정영신 작가는 시골 장터를 누비며 민중의 삶을 포착해 온 사진작가로 유명합니다.
38년 동안 우리나라 5일장을 빠짐없이 영상으로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소설가입니다.
카메라를 들쳐메고 장돌뱅이처럼 평생을 장터에서 흘려보냈습니다.
이번 전시 주제인 ‘어머니의 땅’은 그동안 보여왔던 시장터 풍경과는 결이 다릅니다.
빠른 속도로 훼손되고 사라져가는 고향에서 마주쳤던 풍경을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소환합니다.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시장으로 향하고, 논에서 허리 굽혀 일하며 고달픈 삶을 살아온 1980년대 어머니들의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보여줍니다.
가뭄 끝에 비가 내려 사방이 초록으로 물든 논에서 어머니가 써레질을 하고, 검정고무신을 신고 정강이까지 올라간 몸빼바지, 무거운 모를 이고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 등은 고향이 주는 따뜻함이자 어머니들의 공동체가 빚어낸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이 땅의 어머니들은 묵묵히 가정을 지키고 자식들을 기르는데 질기고 강한 생명력으로 버텨왔습니다. 살림이 곤궁한 집안일수록 어머니의 힘이 컸습니다.
고향은 도시라는 공간과는 다른 원초적인 생명력과 어머니의 사랑과 한이 고여 있으며, 끈질기고도 훈훈한 정감과 애환이 숨 쉬고 있습니다.
고향은 생활 속에서 위로 받으며 의식의 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곳에, 어머니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정영신의 사진에서는 이 땅의 어머니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가슴 울리는 감동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대지이고 삶입니다.
한편, 정영신 작가는 '정영신의 장터이야기1~3'(라모레터e북 刊)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으며, 현재 '정영신의 장터이야기'를 서울문화투데이에 연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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