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정 시인, 제9 시조시집 『부활의 방식』 출간

작성 : 2024-10-28 10:05:01
생명과 AI,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모색
30년 가까이 인간탐구와 생명성에 천착
디지털 문명에 대한 희망적인 사유 담겨
AI와 메타버스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

▲ 서연정 시조시인 [시와사람]

서연정 중견 시조 시인이 아홉 번째 시조집 『부활의 방식』(시와사람刊)을 출간했습니다.

서 시인은 1998년 서울신문 등단 이후 인간 그리고 자연과 우주의 숨결에 귀 기울이며 자신만의 시적 형식으로 노래해 왔습니다.

30년 가까운 시적 궤적을 보면 상처 치유, 페미니즘 모색, 광주정신 탐구, 삶의 방식 찾기, 꽃을 통한 생명의 아름다움을 개성적인 언어와 감성으로 표상했습니다.

이번 시집 『부활의 방식』은 최근 우리 곁에 등장한 AI(Artificial Intelligence)와 메타버스(Metaverse)에 관한 상상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 생명의 아름다움을 개성적인 감성으로 표출

그간 서 시인이 천착하고 이끌어 온 '자연을 통한 인간탐구와 생명성'의 연속선상에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디지털문화와 관련된 AI와 메타버스에 대한 새로운 문제의식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 시조집 『부활의 방식』 [시와사람]

디지털 시대의 최첨단에 있는 AI와 메타버스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현실에서 자연 또는 생명성과 이에 대척되는 인공, 비 생명성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번 시집의 표제작 '부활의 방식'은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자연의 이치를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잎사귀 꽃더미에 기울인 마음 거둔다
사무치던 날들이 하나하나 시들고
눈부신 모든 순간도 아득히 사라진다

바람으로 가득한 텅 빈 숲에서
깡마른 나뭇가지가 오보에처럼 운다
슬픔은 소용돌이칠 때 너무 환히 빛난다

다시 몸부림치는 연둣빛 잎사귀다
갓 태어난 것들은 성스럽게 위태롭게
죽은 듯 뿌리에 서린 그리움을 훔친다

- 시, '부활의 방식' 中

또한 '시 쓰는 챗봇'에서는 AI시대를 맞는 시인의 상상력이 어떻게 발현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김소월의 연보를 순식간에 외운다
즈려밟힌 '진달래꽃' '개여울'에 뿌리고
홀연히 쇠의 가슴에 자라나는 꽃나무

존재를 상상하며 시를 읽고 시를 쓴다
리필할 수 없는 생(生)을 쉬지 않고 대필하며
한없이 사람의 일상을 연습하는 중이다

새하얀 종이 위에 배열되는 낱말들
낯선 쇠의 흉금을 멍하니 바라볼 때
누구의 그리움일까 꽃송이가 흐른다

- 시, '쓰는 챗봇' 전문
◇ 인공지능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 제기

시적 화자는 김소월의 연보를 순식간에 외우며, 존재를 상상하며 시를 읽고 시를 쓰는 챗봇에 대해 본질적인 의문을 가집니다.

'새하얀 종이 위에 배열되는 낱말들'을 보면서 '낯선 쇠의 흉금'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없이 사람의 일상을 연습하는' 챗봇이 인간과 같은 생명을 지닌 존재인지도 묻습니다.

마침내 화자의 의문은 '누구의 그리움일까 꽃송이가 흐른다'고 말합니다.

▲ 시집『부활의 방식』웹자보 [시와사람]

서 시인의 인공지능 관련 시편들은 이러한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여러 문제에 관한 질문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문과 질문은 자연적인 생명성과 과학으로 만들어졌지만, 인간이 수행하는 제반의 행위를 할 수 있고, 오히려 그 이상의 능력을 지닌 챗봇에 생명성을 부여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부활의 방식』은 지금까지 시인이 천착해 온 생명성 탐구의 연장선상에서 생명성을 보다 구체화하여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 현재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회장 맡아

평론가 강나루 시인은 작품 해설에서 "이번 시집은 더욱 나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기대, 장차 깊숙하게 찾아올 디지털 문명에 의해 우리 삶을 유익하고 풍요롭게 하리라는 염원 등을 담은 질문을 던지고 있어 참으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한편 서연정 시인은 《중앙일보》 지상시조백일장 연말장원(1997),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1998) 이후 첫 시조집 『먼길』(2000)을 비롯하여 9권의 작품집을 펴냈으며, 현재 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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