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숙 시인, 신작 시집 『댓잎의 명상』 출간

작성 : 2024-10-29 09:36:42
정감 어린 시어로 남도의 서정 노래
사회적인 서사로의 주제 의식 확장
'죽란시사회' 동인, 광주시문학상 수상
▲ 정금숙 시인

정감 어린 시어로 남도의 서정성을 노래해 온 정금숙 시인이 제2 시집 『댓잎의 명상』(서석刊)을 펴냈습니다.

2009년 아시아서석문학으로 등단한 정 시인은 2019년 첫 시집 『사유의 뜰을 거닐며』(서석刊)를 상재한 이후 5년 만에 신작 시집을 내놓았습니다.
◇ 2019년 첫 시집 이후 5년 만에 상재
인생의 체험을 경이로운 상상력을 가미해 참신한 서정을 구현해 온 시편들은 단단한 시적 이미지와 시어의 조탁이 오랜 내공을 느끼게 합니다.

한 줄 한 줄 서정성이 깃든 시의 이랑마다 대나무를 적시는 빗줄기처럼 청아한 소리를 울립니다.

또한 시의 사유 속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넉넉한 힘이 은빛 화음으로 반짝거립니다.

그리하여 독자로 하여금 정서적 안식과 평화로움을 안겨줍니다.

▲ 시집 『댓잎의 명상』

이번 제2 시집에서는 개인 내면의 심미주의 경향을 초월해 사회적인 서사에 천착하려는 시도가 돋보입니다.

시인의 안목과 경륜이 주제 의식을 확장시킨 셈입니다.

꽃들이 제각각
커다란 리본을 달고
서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젖은 애닳음은
찾아온 사람들의 손을 부여잡고
생전에 뵙지 못한 마음을
고개 숙여 위안의 말로 대신한다

오월의 봄은
사람들의 마음을
푸른 향기로 적시는데
상복을 입은
그곳에서의 짧은 봄날은
하얀 리본에서 슬프다.

(시 까만 봄 전문)
◇ 5월의 역사적 상흔과 아픔을 노래
시 '까만 봄'에서 오월의 봄은 두 개의 이미지로 분열하여 상충, 대조하는 모습으로 독자 앞에 클로즈업됩니다.

아름다운 오월에 부도덕한 폭력 앞에서 깊은 상처를 입은 당사자들은 그 오월이 결코 찬란한 오월로 비춰질 수 없습니다.

오월은 중의적 배경으로 떠오르지만 시인의 시선은 궁극적으로 역사적 상흔과 아픔을 품고 있는 오월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고가 아래 비둘기가 산다' 등 다수의 시편이 자신의 체험을 조근조근 전하는 들려주기 방식의 전략을 택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체험 고백시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그것은 삶의 근원을 알고자 하며 사회적 작용이나 심리적 기제들을 깨어있는 의식으로 탐색하고자 하는 시인의 시선에서 이루어지곤 합니다.
◇ 삶을 뚫고 나아가는 속도의식 투영
윤삼현 시인은 시집 해설에서 "정금숙 시인의 『댓잎의 명상』은 삶을 뚫고 나아가는 속도의식이 특징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때로는 저속으로, 때로는 고속으로 내면을 연소시키며 짙은 정서를 투사하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한편, 전남 보성 출신인 정금숙 시인은 광주시문학상 작품상, 죽란시사회 '올해의 좋은시' 상, 해남시조백일장 대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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