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동시에서 꿈을 일구는' 문봄 시인 "동시 읽기 운동, 전개됐으면"(2편)

작성 : 2024-11-10 08:30:01 수정 : 2024-11-11 09:12:24
"세계아동문학축전 개최, 창원시 부러워"
마포 작은도서관에서 어린이시인학교 진행
오지에 동시집 보내는 '책 짝꿍' 활동 참여
[남·별·이]'동시에서 꿈을 일구는' 문봄 시인 "동시 읽기 운동, 전개됐으면"(2편)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서울 마포구 아름드리도서관에서 어린이시인학교 행사 장면

문봄 시인은 지난해 첫 동시집 『폰드로메다 별에서 오는 텔레파시』(상상刊)를 펴냈습니다.

폰드로메다는 어린이의 상상력을 빌어 만든 별입니다. 지구인들은 은하철도999를 타고 안드로메다에 가지 않아도 이미 '기계인간' 혹은 '기계의 반려동물'로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폰은 인간보다 더 많이 일합니다. 휴일에도 학원에 가야 하는 현대 어린이와 별다를 게 없습니다. 연중무휴 일하다 깨지고 고장 나서 버려지는 폰들을 위해 폰드로메다 별을 만들었습니다"라고 창작 동기를 설명했습니다.

▲첫 동시집 『폰드로메다 별에서 오는 텔레파시』
◇ 어린이의 마음을 헤아린 동시집
『폰드로메다 별에서 오는 텔레파시』 동시집으로 문봄 시인은 올가을 창원아동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창원은 '고향의 봄' 동요로 유명한 이원수 작가의 고향입니다.

이를 기념해 창원특례시에서는 3년마다 세계아동문학축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공업 도시로 유명한 창원이 아동문학에 이렇게 큰 애정을 쏟아 주시다니 어린이를 생각하는 도시야말로 앞선 미래를 디자인하는 도시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문봄 시인은 2022년 봄부터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작가연대는 어린이청소년책작가의 권리를 지키고, 창작 활동을 응원하며,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아동문학 작가들과 함께(맨 오른쪽)

작가연대에는 저작권위원회가 있는데 신인 작가가 출판사와 계약 시 작가연대 소속 변호사가 표준계약서의 저작권과 배타적 발행권에 대해 알려줍니다.

또한 저작권 자료실과 저작권 익명상담실도 운영하고 있어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합니다.
◇ 신인 작가 활동을 지원하는 작가연대
특히 작가연대에는 책짝꿍위원회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난 뒤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어린이책 작가들이 팽목항 '기억의 벽' 설치 작업을 하러 진도에 자주 내려갔다가 진도 어린이와 짝꿍을 맺어 책을 보내주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를 계기로 2015년부터 해마다 전국적으로 책 짝꿍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문 시인은 첫 동시집을 작년 가을과 올봄에 전국의 오지 어린이들에게 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문 시인은 작년에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카페 동시분과 게시판에 '봄글씨 동시'를 올리는 일을 맡아서 진행했습니다.

작가연대 시인들이 동시를 손글씨로 쓰고 그림을 더해 수요일마다 동시를 배달하는 일이었습니다.

카페에서 카톡으로 봄글씨 동시를 전파하는 일은 신나는 작업이었습니다.

▲'시인 문병란의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최근 어린이들과 함께한 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지난 여름에 광주 동구 '시인 문병란의 집'에서 어린이들과 함께한 행사와 서울 마포구 아름드리도서관에서 어린이시인학교 행사였습니다.
◇ 제 동시를 사랑하는 아이들 만날 때 기뻐
"광주에서는 지아와 향유라는 아이가 제 동시집을 읽고 독후화를 그려주었는데, 제 첫 동시 <버스를 기다리며>를 골라서 놀라웠어요. 서울에서는 제 동시집으로 4차시를 짜서 시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출판사에 전화가 와서 폰드로메다 시인을 보내 달라는 요청이 왔다 해서 깜짝 놀랐어요. 제 동시를 사랑해 주는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야말로 가장 기쁜 일이에요."

▲창원아동문학상 수상식에서 김효은 작가와 함께

광주에서 서울까지 만만치 않은 거리였지만, 남편의 도움으로 불볕더위를 뚫고 다녀왔습니다.

나흘을 진행하다 보니 마지막 날에 헤어질 때 아쉬움도 컸습니다.

문 시인은 인생 후반전을 대비하여 체력도 키우고 인문학적 소양을 깊이 쌓아야겠다고 말했습니다.

"부실한 부분 때문에 늘 헉헉댑니다. 큰 걱정 없이 아동문학에만 매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기쁘게 공부하고, 봉사활동 할 수 있는 체력과 재력을 갖고 싶어요. 100년 전에 부른 '고향의 봄'을 지금 불러도 가슴이 뭉클한 것처럼, 제가 쓴 동시가 누구의 가슴에 오래도록 일렁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이번 기회에 책 읽는 습관 길러졌으면
문봄 시인은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듣고 작가로서 기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문학 열풍이 불었으니,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는 물러가고, 문Song합니다(문과라서 노래합니다)가 되었네요. 온 국민의 연간 독서량도 급격하게 오르겠습니다. 어린이와 함께 책 읽는 재미를 느껴 보세요"라고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습니다.

▲자신의 동시집과 함께 포즈를 취한 문봄 시인

문 시인의 첫 동시집 『폰드로메다 별에서 오는 텔레파시』가 지난해 나온 지 6개월이 안 되어 2쇄를 찍었는데, 올해는 절반도 안 팔렸다고 합니다.

문 시인은 "문학상 소식을 듣고 나서 읽는 책도 좋지만, 내가 산 책이 문학상을 타면 얼마나 신나겠어요? 책을 고르는 습관, 사는 습관, 읽는 습관이 이번 기회에 길러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린이에게 달려 있잖아요. 최근에 초등학생 문해력 논란이 일던데요, 동시를 읽고 쓰는 어린이가 늘었으면 좋겠어요. '온 국민 동시 읽기 운동'을 권합니다. K동시를 향하여!"라고 바람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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