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용병 반란을 일으킨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한 사업체 몰수에 들어갔습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최근 러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이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패트리엇 미디어 그룹'에 들이닥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패트리엇 미디어는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업체 중에서도 심장부로 꼽히는 사업체입니다.
FSB 요원들은 이곳에서 프리고진과 관련된 증거를 찾으려 컴퓨터와 서버를 샅샅이 털어갔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응징'하기 위해 그의 사업체를 손 볼 거란 사실은 일찌감치 예상돼 왔습니다.
WSJ은 이날 직원 진술 및 문자메시지 등을 확보했다며, 특히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조치에 따라 패트리엇 미디어의 새 주인은 '내셔널 미디어 그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내셔널 미디어 그룹은 푸틴 대통령의 '숨겨진 연인'으로 자녀 셋 이상을 낳은 것으로 알려진 31세 연하 전직 리듬체조 국가대표 알리나 카바예바(40)가 이끌고 있습니다.
WSJ는 만약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계산대로 패트리엇 미디어를 포함해 바그너 그룹을 손에 넣는다면 최근 역사에서 정부가 거대한 기업 제국을 집어삼킨 몇 안 되는 사례가 될 것으로 짚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시도는 한때 자신이 지원해 온 프리고진의 '기업 제국'을 다시 거머쥐려 는 시도라는 것입니다.
바그너 그룹이 관리해 온 사업체는 100개 이상으로, 프리고진은 자신의 '뿌리'와도 같은 요식업체 '콩코드'를 지주회사로 두고 지휘해왔습니다.
바그너 그룹의 이같은 활동은 크렘린궁이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을 축적하고 돈을 끌어모으는 데 사실상 '은막 뒤 조력자'가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번에 압수수색이 시작된 패트리엇 미디어 또한 여러 온라인 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을 거느리고 사실상 크렘린궁의 나팔수 역할을 해왔습니다.
앞서 크렘린궁은 바그너 용병단이 무장 진격한 당일인 지난달 24일 바그너 그룹 소셜미디어를 폐쇄하고, 콩코드 자회사 몇 곳을 상대로도 불시 단속을 벌여 총기, 위조 여권, 현금과 금괴 등 4,800만 달러 상당을 찾아냈습니다.
이날 압수수색을 당한 패트리엇 미디어 산하 매체들도 지난달 30일 잠정 폐쇄를 발표했고, 프리고진의 소셜미디어로 알려진 '야루스' 또한 이보다 하루 앞선 29일 서비스 중지를 발표하고 새 투자자를 찾는다고 밝혔습니다.
바그너 용병단을 상대로도 사실상 '해체' 시도가 본격화됐습니다.
크렘린궁이 새로 지명한 군 사업자들은 3만 명으로 알려진 바그너 용병과 해커 중 일부를 '모집'하려 소셜미디어 등으로 구인 광고를 게시했습니다.
바그너 용병이 투입됐던 아프리카와 중동의 각국 정부는 러시아 당국자들로부터 바그너 용병들이 더는 독립적으로 활동하지 않는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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