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려면, 우선 죽어야 한다네(To be born again, first you have to die)"
-악마의 시(1988), 살만 루슈디-
세계문학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인 '악마의 시'의 작가 살만 루슈디가 비망록을 펴냅니다.
비망록은 루슈디가 지난해 무슬림 교도의 암살 시도에서 목숨을 건진 경험에 대해 다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루슈디의 출판사인 펭귄 랜덤하우스가 그의 비망록을 내년 4월에 발간한다고 밝혔습니다.
비망록의 제목은 '칼 : 암살 시도 이후의 명상'으로 결정됐습니다.
루슈디는 성명을 통해 "비망록 집필은 폭력에 대한 예술의 응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도 뭄바이 출신의 영국 작가 루슈디는 지난 1988년 발표한 소설 '악마의 시'에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불경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수십 년간 살해 위협에 시달려 왔습니다.
루슈디는 위협을 피해 가명을 사용하며 망명생활을 이어 왔고, 그의 소설은 고향 인도에서 금서로 지정됐습니다.
이란의 지도자 호메이니가 작가를 죽이라는 종교 법령인 파트와를 선포했고, 일부 이슬람 단체는 루슈디에 대해 300만 달러 이상의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이밖에도 해당 소설을 판매하는 서점과 작품을 번역한 번역가에 대한 테러가 전 세계에서 발생했습니다.
이후, 1998년 이란 정부가 파트와를 집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루슈디는 '무어의 마지막 한숨', '이스트, 웨스트', '키호테', '하룬과 이야기 바다', '2년 8개월 28일 밤' 등을 발표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미국 뉴욕주의 행사에서 강연을 위해 무대에 오르던 중 괴한에게 피습을 당해 중상을 입었습니다.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20초간 공격당한 루슈디는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고, 왼팔의 신경이 손상돼 재활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는 피습 사건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루슈디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레바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시아파 무슬림 남성 하디 마타르로 확인됐습니다.
그는 논란이 된 '악마의 시'에 대한 내용도 모르는 상태에서 루슈디를 죽이라는 과거 파트와를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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