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대선 TV토론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것이 해외 순방에 따른 피로 누적 때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2일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D.C.인근 버지니아주 매클린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TV토론을 잘하지 못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어 토론을 앞두고 외국을 잇달아 방문한 것이 "그다지 현명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TV토론을 바로 앞두고 두어차례 (출장차) 세계를 다니는 결정을 했다"며 "나는 참모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고는 나는 (토론 때) 무대에서 거의 잠이 들 뻔했다"고 고백했습니다.
풀기자단은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에서 보인 부진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사과했다고 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외 순방 언급은 "변명이 아니라 설명"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처참한 토론 성적을 가차 없는 해외 일정 탓으로 돌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5일부터 9일까지 프랑스를 국빈방문하고 귀국한 뒤 13∼15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이후 TV토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D.C. 근교의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일주일간 토론 준비를 했고, 토론 당일인 27일 토론장인 CNN 스튜디오가 위치한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동했습니다.
토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맥락에서 벗어난 말을 하고, 쉰 목소리로 말을 자주 더듬어 고령(81살)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저하 논란을 증폭시켰습니다.
현재 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참패에 대해 지지자 등을 납득시킬 목적으로 해외 순방 언급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본인 건강 상태가 스트레스와 책임이 막중한 미국 대통령직을 4년 더 수행하기 어렵다는 상당수 유권자들의 인식을 더 확고하게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한편, 이날 모금행사장에서 바이든 대통령 소개를 맡은 돈 바이어 연방 하원의원(민주·버지니아)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회복력 있고, 낙천적이고, 지칠 줄 모르며, 그 무엇보다도 용기 있다"고 추켜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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