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자위대 연습함대의 연수에 참여한 간부 후보생들이 지난 5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 된 도쿄 야스쿠니 신사 부지 내 전시 시설인 '유슈칸'을 집단 견학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습니다.
유슈칸은 야스쿠니 신사 내 부설 전쟁 박물관으로, 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으로 표현하는 등 군국주의 과거를 미화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해상막료감부는 아사히신문의 확인 요청에 "200여 명이 참가하는 근해 연습 항해 연수의 일환으로 5월 10일 견학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당시 견학에 얼마나 참여했는지,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없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는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연습함대에는 해상자위대 간부 후보생 학교 졸업생이 배치되며 이들은 1개월간 근해연습 항해와 5개월간 원양연습 항해 등 연수를 하게 됩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도 도쿄 구단시타 주변에서 진행된 연습함대 연수 도중 간부 후보생들이 휴식 시간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당시 사카이 료 해상막료장(해군참모총장 격)은 "연습함대로서 공식 참배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문제시하지 않고 있고 조사할 방침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방위성 내부규정에 해당하는 통달(通達)은 부대가 종교 예배소를 참배하는 것과 대원에게 참배를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실제 올해 1월 관용차를 타고 야스쿠니 신사에 찾아가 다른 수십 명의 자위대원들과 함께 참배한 고바야시 히로키 육상막료부장은 일본 방위성에 의해 훈계 처분된 바 있습니다.
훈계는 경미한 규율 위반에 대한 처분으로, 법률에 의한 정식 징계는 아니지만 방위성이 부적절한 행위였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당시 방위성은 다른 참배자들이 모두 휴가를 낸 상태에서 한 사적 활동이어서 참배 강요를 금지한 내부 규정은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봤습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 6천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 돼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그동안 자위대와 야스쿠니 신사의 밀접한 관계가 드러난 바 있다"며 "자위대 내 동조 압력을 집단참배의 원인 중 하나로 보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도마쓰 하루오 방위대 교수가 "자위대는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에서 야스쿠니신사와 거리를 둬야 한다"며 근현대사와 헌법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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