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아울러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도 차례로 참배합니다.
사법 리스크 등으로 흔들리고 있는 당내 입지를 이른바 '명(明)·문(文)' 단일대오로 다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특히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내년 1월 10일 검찰 출석 전 당내 결속을 다져 자신을 둘러싼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 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0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가 내년 1월 1일 김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치고 같은 날 봉하에 내려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신년 첫 일정을 부산·경남 민심을 듣는 '경청투어'로 잡은 이 대표는 1월 2일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입니다.
문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전임 정부를 겨냥한 윤석열 정부의 수사를 지적하며 같은 목소리를 낼지 주목됩니다.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이나 강제 북송 의혹 사건 등으로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이 구속까지 된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와 함께 목소리를 낼 경우 이 대표로서는 윤석열 정부가 민주당에 대한 정치 보복을 하고 있다는 정치 프레임을 극대화하게 될 전망됩니다.
그러나 친문 진영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전직 대통령에게 전가하는 행보라거나 문 전 대통령을 이용해 돌파구를 찾는 식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자칫 당 전체가 사법 리스크 수렁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게 친문 진영의 우려입니다.
일부 친문계 의원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물타기하려는 의도로밖에 비치지 않는다"며 "신년 인사라는 표면적인 이유라면 검찰 출석 후 조사를 받은 뒤 설날에 가도 늦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자칫하면 단일대오를 다지기 위한 이 대표의 행보가 오히려 계파 갈등의 골만 깊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친명·친문을 다 엮어 민주 진영 적장자 위치를 굳히지 않고서는 검찰을 향한 공세가 힘에 부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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