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잃은 천사가 있다면 바로 이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구명조끼를 선뜻 내어주며, 배가 침몰하는 그 순간까지 다른 이들의 목숨을 구하고 숨진 의인들을 만나봅니다.
정의진 기잡니다.
설레임을 안고 출발했던 제주도 수학여행길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 군은 기울어져가는 배 안에서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선뜻 친구에게 건넸고, 물살에 휩쓸려가는 친구를 구하기 위해 거침없이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평소 유쾌한 성격으로 친구들을
몰고 다녔던 정 군은 생일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그렇게 먼 길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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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잠시 학업을
중단하고 승무원으로 일하고 있던 꽃같은 나이 22살의 박지영 씨.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며 "선원들은 마지막이다. 너희들 먼저 구하고
난 마지막에 간다"고 말했습니다.
싱크-조문객/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워서 이렇게 왔어요. 가만히 있을 수가 없고.
지난 22일 영결식. 박 씨는 수많은 추모객들에게 사랑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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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같은 아이들을 두고 먼저 탈출한
선장과는 달리 양대홍 사무장은 끝까지
배에 남아 학생들을 구조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습니다.
(CG1)
"배가 많이 기울어져 있어. 수협에 모아둔 돈이 있으니까 큰 아이 등록금으로 써.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돼. 길게 통화 못해. 끊어."
양 사무장이 아내와 마지막으로 나눈
통화입니다.
더 없이 성실하고 따뜻한 가슴을 가진
뱃사람으로 통했던 그는 아직도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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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교단에 섰던 25살의 최혜정 씨. 아이들과 처음으로 떠나는 여행길이라
들떠있던 최 씨는 거친 물살이 배를 덮치는 순간 "너희부터 구하고 나가겠다"며
의연하게 대처했습니다.
10명이 넘는 아이들을 살려냈지만,
끝내 숨진 채 발견된 최 씨의 영결식은
그제 치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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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로 기울어가던 세월호 안에서
유명을 달리한 선생님이 또 있습니다.
엄격하면서도 자상한 참 스승으로 통했던 남윤철 씨는 생사를 다투는 상황에서도
한 명의 제자라도 더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었습니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기로의 순간에 기꺼이 스스로를 내놓은 이들의 살신성인 정신은 온 국민의 가슴에 아로 새겨졌습니다.
KBC 정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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