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발목까지 차오른 흙탕물을 뚫고 서로의 몸을 팔로 붙들며 힘겹게 인도를 걷습니다.
도롯가 차량의 바퀴 절반 높이까지 물이 차고, 인도까지 빗물이 흘러들고 있습니다.
시간당 최대 65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광주 전남에서 도로와 건물 곳곳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이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샛노란 흙탕물이 도로를 집어삼켰습니다.
차선과 횡단보도는 자취를 감췄고, 차량들은 우왕좌왕 거북이걸음을 이어갑니다.
도롯가에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고, 자갈과 토사유실물이 인도까지 올라왔습니다.
▶ 스탠딩 : 이준호
- "산기슭 아래에 있는 도심 속 도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흙탕물 사이로 30cm가 넘는 길이의 돌덩이가 떠밀려 내려온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 뒷산의 토사유실물이 주차장을 덮쳤습니다.
건물 침수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차량 번호판을 가릴 정도로 지하주차장이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 싱크 : 건물 관계자
- "CCTV 보고 있는데 뭐지 하고 내려왔는데 그때 다 차있더라고요"
가게들도 비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
비닐과 가림막을 설치해봤지만, 밀려드는 빗물을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 싱크 : 침수 피해 자영업자
- "완전히 다 찼어요. 이제 장사 못해요. 피해액이 몇백이에요 몇백 김치거리랑 전부 다 이걸 어떻게 해요"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고추밭은 강한 비바람이 불며 지지대가 30도 가까이 기울었고, 물을 잔뜩 머금은 고추는 생기를 잃은 채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정자 / 농민
- "우리 자식들도 못 주겠다. 80살 먹도록 살면서 처음 일이에요 이렇게 비 오기는.."
이번 비는 주말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 인터뷰 : 심안섭 / 광주지방기상청 예보분석팀장
- "이번 주말 토요일도 흐리고 비가 오겠고 일요일도 흐리고 비가 오다 오후쯤 점차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농경지와 주택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에 유의하시고.."
오는 월요일과 화요일 등 다음 주에도 불안정한 대기로 인해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는 날이 있겠습니다.
kbc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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