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소가 지붕 위로 올라가 목숨을 부지했을 정도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던 지난달 초 구례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지붕에 위로 올라간 소는 그나마 목숨을 건졌지만 그렇지 못한 700여 마리의 소는 고통스럽게 폐사했고, 주민들은 자식처럼 기르던 소를 잃었습니다.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열린 위령제 현장을 이상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죽은 송아지 앞에 술과 음식이 놓인 제사상이 차려집니다.
구슬픈 목소리로 죽은 소의 영혼을 불러내 위로하는 굿판이 벌어지고, 애지중지 키우던 소를 잃은 마을 주민들은 애끊는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지난달 초 기록적인 폭우와 제방 붕괴로 폐사한 구례지역 소는 700여 마리.
고통스럽게 죽어간 소들의 영혼과 농민들의 상처를 위로하기 위한 위령제가 열렸습니다.
▶ 인터뷰 : 전용주 / 피해 농민
-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소가 한 마리, 두 마리 죽어갈 때는 내 새끼가 죽어가는 것하고 똑같은 심정입니다. 우리 집안 살림이 반토막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구례군청 앞에서 노제를 지낸 주민들은 전북 임실에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섬진강지사까지 찾아가 위령제를 한 번 더 진행했습니다.
주민들은 섬진강댐 방류량 조절에 실패한 수자원공사의 잘못으로 수해가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고, 감정이 격해지면서 공사 관계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창승 / 구례군민대책본부 상임대표
- "이번 섬진강 수해는 댐 관리 부실로 인한 100% 인재입니다. 댐 매뉴얼대로 했다, 본인들은 큰 잘못이 없다고 한 부분이 우리 구례 군민과 섬진강 하류권 100만 명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수해 복구에 지칠 대로 지친 주민들이 피해 원인 규명과 배상이란 또 다른 숙제 해결을 위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c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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