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지난 2020년부터 감염병과 재난, 응급 상황 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공공보건의료를 담당할 광주의료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구 마륵동 도심 융합특구 내에 350병상 규모의 의료원을 설립할 계획인데요. 현재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재조사에 선정돼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시는 타당성 재조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연구용역을 시행하고 의료원의 조직과 인력, 공간 배치 등을 수립한다는 계획인데요. 하지만 사업비가 급증하면서 예산 확보가 불투명한 데다가 최근 의료원의 한방진료 포함 여부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해 광주광역시 한의사회 최의권 수석 부회장과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광주의료원의 필요성부터 좀 얘기를 해 보죠. 2019년 기준으로 광주 안에 병원급 의료기관이 인구 100만 명당 기준으로 175.2개로 전국 1위, 또 이번 병상 수 또한 인구 1천 명당 27.6개로 특광역시 중에 1위인데요. 이처럼 다른 타시도와 비교했을 때 많은 의료기관과 병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광주의료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최의권: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광주광역시는 한방병원, 또 일반병원, 종합병원, 요양병원 모든 병원 업종이 인구 대비로 볼 때 공급 1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전국적으로, 16개 시·도 중 공급 1위 또는 2위에 해당되는 많은 병원들이 있고, 의료 공급이 많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광주시 의료원이 필요한가' 여기에 대해서 많은 질문이나 또 의문이 있으신 상태거든요. 저희가 한번 살펴보니까, 우리나라 의료서비스량을 가지고 볼 때 공공의료가 차지하는 것이 11% 정도 되고요. 또 민간의료가 89%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의료기관 수로 따지면 공공 의료기관이 전체 의료기관 중 5.71%에 해당이 됩니다. 이것을 OECD 기준과 비교해 보면, OECD의 평균은 공공 의료기관이 51.79%를 차지하거든요. 그러면 51%와 5~6% 정도라는 것은 대단한 굉장한 차이지 않습니까? 이만큼 우리나라가 공공의료가 취약하고, 공공의료 기반이 부족하고, 대부분의 의료를 그동안 민간에만 너무 의존해 왔다 하는 점은 우리가 한번 돌이켜봐야 될 부분이라 생각이 들고요.
또 한 가지는 '그럼 민간도 충분히 공공에서 필요한 의료를 지원하고,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지 않느냐' 이런 의문이 들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조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민간병원들이라고 하는 것은, 물론 의료라고 하는 것은 공익적인 사명을 띠고 하는 업무입니다. 공익적인 사명을 띠고 하는 업무이지만, 이 민간병원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이고 회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제성의 원리에 따라 또 돌아가야 되거든요. 어느 정도의 영리를 추구해야 되고, 어느 정도의 수익이 있어야만 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난 코로나19 사태를 우리가 돌이켜보면, 갑작스럽게 많은 환자들 또 많은 전염병으로 인한 충격이 오면서 사회 기능이 일부 마비가 되기도 하고, 또 어느 순간에는 이런 경제성을 착취한 비경제적인 의료 또 희생적인 의료가 필요함을 우리가 알게 되었다는 것이죠.
그러면 이런 '비경제적 의료 또 이런 희생적 의료를 누가 해야 할 것인가' 이런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비록 민간 의료기관이 많지만, 이런 민간 의료기관들은 잠시 도와줄 수 있고 또는 부분적으로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잠시 또는 부분적으로가 아닌 이것을 책임지고 또 이 짐을 짊어지고 가야 할 기관은 어디인가, 이런 것을 생각한다면 역시 기본적인 공공의료에 대한 인프라를 만들어야 되고, 또 그런 차원에서 광주광역시의 공공의료원 설립이 필요하다 하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는 거라고 보입니다.
△앵커: 말씀을 잘 해 주셔서 광주의료원이 필요한 이유는 잘 알겠는데, 몇 가지 걸림돌에 자꾸 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광주의료원의 예타 면제를 추진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요. 이런 상황 속에서 '한방진료'를 포함시키려는 조례가 발의가 됐는데, 지금 정확한 조례 내용이랑 현재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한번 짚어주시죠.
▲최의권: 지난달, 올해 6월이었죠. 광주시의회에서 신수정 의원을 포함한 6명의 시의원들이 광주의료원 관련 조례에 대해 개정 조례안을 발의를 했습니다. 그 내용은 광주의료원의 역할, 기능에 대한 부분인데요. 기존에 있던 기능에 한방진료와 한방 보건 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한 줄을 포함한 것이죠. 광주의료원이 기본적으로 시민을 위한 여러 가지 보건 의료 서비스를 하는데, 거기에 한방진료까지 포함해서 할 수 있도록 개정하여 발의를 한 것인데요.
저희 입장은 광주의료원이 시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 양방, 한방을 떠나서 이런 종합적인 의료를 포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관으로 발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런 점에서 저희가 대단히 환영하는 바이고요.
다만, 일부 의료단체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에, 그 조례안이 지난달에 통과가 되지는 못하고 일단은 보류된 상태에서 향후에 좀 더 공청회도 하고, 여러 의료단체랄지, 각각의 전문가들로부터 의견도 수렴을 해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해 가기로 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추후에 공청회나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저희 협회의 의견도 제시를 할 생각이고요. 아무튼 그런 부분에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사실 보류가 된 상태라고 하셨지만, 사실 이런 조례가 없어도 향후에 한방진료를 추가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이렇게 조례에 꼭 한방진료 조항을 넣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의권: 맞습니다. 사실은 기존 조례에도 광주의료원이 시민의 진료, 시민을 위한 공공보건의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이 돼 있고, 어떻게 넓은 의미에서 생각을 한다면 한방 의료도 이러한 범위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시의료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맞는 것이죠. 그것이 일반인의 상식이고,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저희가 그간의 많은 경험을 통해서 보면, 이렇게 '시민의 의료, 공공보건의료사업에 당연히 한방이 포함이 되는 거지' 하는 것이 많은 사람의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 사업이 실시가 되려고 하면, 이것이 현실에서는 녹록지 않게 되는 상황을 많이 경험을 했거든요.
예를 들어서, 반대하는 단체에서 '거기에 시민의 진료라고 했지 어디에 한방 진료라고 했느냐' 이렇게 따지면 사실은 할 말이 없는 것이고, 또 실제 업무를 추진하시는 분들, 실제 공직에 계신 분들도 그러한 어떤 반대에 닥치게 되면, 사실은 어떤 자신감이랄지, 확신을 가지고 하는 어떤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위축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이 좀 더 자신 있게 일을 하고 또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일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차후에 혼란이나 잡음이 없도록 이런 것이 조례에 분명히 명시가 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광주와 울산을 제외한 다른 광역자치단체에서는 공공의료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자체의 상황도 좀 궁금한데, 다른 지자체에서는 한방진료가 어떻게 포함이 돼 있습니까?
▲최의권: 현재 서울의 서울의료원, 또 경기도의료원에서 의정부병원, 충북의료원 산하에 청주의료원, 충남의료원 산하의 공주의료원, 전북은 군산의료원, 제주도는 제주의료원에서 이미 한의과 진료실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 조례에 대한 부분에서도, 물론 조례가 없어도 시행할 수는 있지만, 조례가 뒷받침이 필요한 것이 그런 많은 반대 때문이지 않습니까? 그런 문제 때문에 뒤늦지만 서울시랄지, 경기도 같은 경우에도 조례에 한방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규정을 넣어서 지금 시행을 하고 있고요. 우리 법률로도, 우리 국립중앙의료원 같은 경우도 중앙의료원 관련 법률을 통해서 한방진료 및 한의학계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법제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볼 때, 우리 광주광역시에서도 좀 더 이론이 없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조례 상에 분명하게 명시를 해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요즘에는 또 양·한방 통합 진료를 하는 곳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광주의료원이 설립할 때 한방진료를 포함시키기 위해서 그동안 좀 많은 노력을 해 오셨을 것 같습니다. 그럼 한의사회가 광주의료원 추진위원회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있을까요?
▲최의권: 사실은 저희도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에 들어가서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현재 그러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현재 광주의료원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져 있고, 또 그분들이 의료원 설립과 관련된 여러 가지 현안을 자문해 주기도 하고, 또 의사 결정을 도와주기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다수의 의사 선생님들이 참여해서 같이 활동을 하고 계신 것과 반대로 저희 한의사회에서는 아직 참여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에 한의사회를 포함해서, 또 저희 한의사회뿐만 아니라 지역 내에 여러 의료단체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전문적인 의료단체들로부터,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분들을 추천을 받아서 여기에 같이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그런 노력들이 더해져서 광주의료원이 설립이 됐을 때, 만약에 한방진료가 포함이 된다면 어떤 장점들을 좀 기대를 할 수 있을까요?
▲최의권: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주민 건강 증진을 위해서 양·한방 의료를 포괄적으로,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종합의료기관으로서 시의료원이 자리매김할 수 있겠다, 하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것을 좀 더 세부적으로 하나씩 살펴보면 첫째는 민간의 한방 의료 수요에 대응할 수가 있고요.
둘째는 환자의 진료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겠습니다. 진로선택권이라는 것은 내가 의과 진료를 받고 싶으면, 의과 진료를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한의과 진료를 받고 싶으면 또 한의과를 선택해서, 거기에서 또 진료를 받을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런 것들이, 그러한 선택권이 보장된다면, 좀 더 환자들이 다양한 선택을 해서 자기에게 맞는 치료를 취사선택할 수 있을 것이고요.
또 세 번째로 양·한방 협진을 통한 보다 효율적이고 또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제가 살펴보니까 광주광역시에 약 80여 개의 한방병원들이 대부분 양·한방 협진을 하고 있거든요. 그 외에도 일반병원과 요양병원들에서도 양·한방 협진을 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광주광역시만 해도 이러한 병원급에서 약 150곳 정도가 양·한방 협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이런 협진 시스템이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결코 굉장히 대중화돼 있고 일반인에게 상당히 익숙해져 있는 시스템이라는 거죠. 그런데 시의료원이 이러한 어떤 민간의 흐름을 뒤에서 뒤쫓아가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협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앞서 나가는 것이 더 모양새가 좋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러한 부분도 선제적으로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시의료원의 위상에 걸맞는다, 이렇게 보이고요.
다음으로는 광주시 차원에서 만약에 어떤 의료 정책을 한다면, 예를 들어서 특정 질환군들이 있겠죠. 희귀난치 질환이랄지, 알코올 중독이랄지, 치매 같은 어떤 특정 질환군을 정해서 '우리 광주의료원을 중심으로 해서 좀 적극적인 관리와 지원을 하는 시스템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광주시에서 그런 시스템을 만들 때 양·한방의 의료지식이나 인력을 포괄하는 통합의료센터를 만들어 운영을 한다면, 보다 다른 시도의 의료원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한번 이런 부분도 지금 예타 면제가 쉽지 않은데, 광주시에서 적극적으로 어필해 볼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지금까지 의료원에 대한 한의사회의 입장을 들어봤는데요. 일각에서 '한방의료가 공공영역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공공사업에 대한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한방난임사업' 이런 것들도 추진을 하고 계시던데, 한의사회에서 공공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좀 소개를 해 주실까요?
▲최의권: 지금 대표적인 것이 광주광역시와 함께하고 있는 '한방난임치료지원사업'을 들 수 있겠습니다. 광주광역시와 저희 한의사회가 2020년도부터 지금 3년째 이 사업을 시행 중입니다. 2020년도, 2021년도 2년 동안 시행하면서 난임 여성 100명씩을 해마다 지원을 했고요. 또 해마다 20명 이상의 임신을 성공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저희가 12월 말 집계 기준으로 21~23명인데, 또 그 후에 임신하신 분들도 있고, 그다음에 한방난임치료만으로 바로 임신하지는 못했지만, 그분들이 또 시험관 아기 같은 2차적인 시술을 통해서 다시 임신을 성공하신 분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분들까지 따진다면, 더 많은 분들이 광주광역시 한방난임치료 지원 사업의 혜택을 보았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올해도 난임 치료 지원 대상자를 현재 모집 중이고요. 저희가 7월까지, 현재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기 때문에 혹시 본인이나 또는 주변 가족, 친지나 지인 중에 난임으로 인해서 조금 고통받고 있는데, 자연임신에 의한 임신을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이런 분들이 있다면 한번 저희 한의사협회로 문의를 주시면 저희 전화번호가 '062-223-9481'거든요. '062-223-9481' 저희 협회로 문의전화를 주시면, 보다 상세하게 설명드리고 또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앞으로 한의사회 공공사업들도 많이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광주의료원 설립과 관련해서 광주광역시 한의사회 최의권 수석 부회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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