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23)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부산지검 전담수사팀은 오늘(21일) 정유정을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유기 및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검찰은 정유정의 범행 동기로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와 '사이코패스적 성격'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정유정의 범행에는 불우한 성장 과정과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실패, 취업 실패 등으로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정유정은 한 살 때 엄마가 곁을 떠났고, 여섯살 때는 아버지에게도 버림받아 조부의 손에서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유정과 조부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으며 생활해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삶을 살았습니다.
여기에 대학 진학 실패와 공무원 시험 불합격, 구직 실패 등을 잇달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렇게 쌓인 분노들이 정유정의 사이코패스적인 성격과 결합해 끔찍한 범행을 하게 되는 동기를 만들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대검 심리분석관이 분석한 결과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경찰이 조사한 28점보다는 낮은 26.3으로 조사됐지만 여전히 위험한 상태로 평가됐습니다.
검찰이 범행 동기를 '분노 표출'로 짐작한 데는 정유정의 책상에서 발견된 공책에 쓰여있는 메모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른 내용은 쓰여 있지 않던 해당 공책에는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는 내용의 글귀만이 정유정의 자필로 쓰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정유정이 지난해 초부터 분노 표출 방법으로 살인을 고려했다고 봤습니다.
이는 살인과 관련된 검색을 한 최초 시점으로, '살인 방법'이나 '사체 유기'등을 검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일각에서 제기한 '신분 탈취설'에 대해서도 증거로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피해자의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은 것은 자기 옷에 혈흔이 튄 상태에서 외부로 나가지 못해 옷을 갈아입었을 뿐 신분 탈취와는 관계가 없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생면부지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유기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준 사안"이라면서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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