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과 나선 밀양시.."피해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

20년 전 발생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이 다시 전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밀양 지역사회가 고개 숙였습니다.

안병구 밀양시장과 밀양시의회, 밀양 지역 80여 개 종교·시민 단체 관계자는 25일 밀양시청 2층 대강당에서 사건 피해자와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대표로 공동 사과문을 낭독한 안병구 시장은 "더 나은 지역 사회를 만들 책임이 있음에도 '나와 우리 가족, 내 친구는 무관하다'는 이유로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와 반성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안 시장은 "피해자와 가족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지역 사회의 반성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해 학생과 그 가족이 겪었을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며 "모두 우리의 불찰이다"고 반성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밀양시는 지역 사회와 손잡고, 안전한 생활 공간을 조성하며, 도시 시스템 재점검, 범죄 예방 등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밀양시는 최근 유튜브 등에서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 폭로가 잇따르고, 온라인에서 "지역사회가 피해자를 못했다"는 비판이 일자 사과문을 발표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