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 연수 중 낙뢰 사고를 당한 20대 교사가 의료진의 헌신으로 기사회생했습니다.
이 교사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살린 의료진에 감사하다며 후원금을 전했습니다.
전남대병원은 낙뢰 사고로 28일 동안 치료받았던 서석고 국어 교사 29살 김관행 씨가 최근 퇴원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김 씨는 지난달 5일 정오쯤 조선대학교 교정에서 교원 연수를 받고 점심을 먹으러 이동하던 중 나무 옆에 떨어진 벼락에 감전됐습니다.
심장이 멈춘 김 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구급차에 실려 조선대병원으로 갔다가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옮겨졌습니다.
당시 심정지 통합 치료를 받아 심장이 다시 뛰었지만 이미 40분이나 지난 상태였습니다.
김 씨는 사흘 동안 인공심폐 기계(일명 에크모·ECMO)로 심폐 기능 회복 집중 치료를 받은 이후 2주가량 응급 중환자실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낙뢰를 맞은 당일 밤에는 다발성 장기 부전과 피가 멎지 않는 혈관 내 응고 증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응급의학과 의료진의 헌신 덕분에 열흘 만에 인공호흡기를 뗐습니다.
김 씨는 한 달 가까운 입원으로 섭식 장애, 근력 감소 등을 겪었지만 건강을 점차 회복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퇴원 이후 전남대병원에 발전 후원금 1,000만 원을 기탁했고, 새 삶을 후회 없이 살겠다고 했습니다.
김 씨는 "두 번째 삶을 선물 받았다. 응급 중환자실에서 힘든 치료 과정을 버틸 수 있게 도와주신 모든 의료진과 가족에게 감사하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현실에서 하루하루 후회가 남지 않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의정 갈등으로 응급실을 비롯한 의료진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아쉽다. 환자를 위해 밤낮없이 헌신해 주는 의사·간호사들의 노력과 열정에 더욱 감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남대병원은 에크모 치료를 할 수 있는 응급의학과 의료진의 역량이 김 씨의 건강 회복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봤습니다.
다른 상급종합병원은 흉부외과·순환기내과 의료진 중심으로 에크모를 씁니다.
전남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자체적으로 에크모를 능숙하게 다뤄 신속한 대처가 가능합니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낙뢰 환자는 치료가 어렵다. 김 씨는 장시간 심정지로 심장과 폐의 상태가 좋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에크모 치료를 했고, 환자의 살고자 하는 의지와 정신력이 매우 강해 살릴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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