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기후 위기와 분쟁의 영향으로 올해 뎅기열, 콜레라,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등 아동에게 치명적인 감염병이 대규모로 재유행했다고 26일 밝혔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내년에도 이들 감염병이 지역사회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이들 감염병으로 인해 숨진 것으로 의심되거나 확인된 경우는 아동을 포함해 1만3,600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뎅기열은 1만 3,330건이 발생, 지난해 650만건보다 두배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기후 변화, 도시화 등이 모기를 통한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WHO는 올해 뎅기열과 관련된 사망자는 최소 9,600명에 달하며, 현재 40억명이 관련 위험에 노출돼 있고 오는 2050년이 되면 그 수가 50억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올해 약 50만건이 발병해 지난 9월 말 기준 3,432명이 목숨을 잃은 콜레라의 경우 발생 건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16% 감소했지만, 사망자는 126%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의료 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분쟁 지역과 주요 인프라가 파괴된 홍수 피해 지역에서 콜레라가 창궐했기 때문이라고 세이브더칠드런은 설명했습니다.
지난 8월 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한 엠폭스 역시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주변 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감염과 사망 사례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이달 1일 기준 아프리카 20개국에서만 사망자 57명을 포함, 1만3,171명의 확진자가 나온 겁니다.
특히 피해자의 대부분이 아동인 데다, 이들에게 치명적인 새로운 변종의 출현이 확인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5세 미만이 뎅기열·콜레라에 걸리면 탈수 등으로 인해 피해 정도가 성인보다 심각합니다. 엠폭스에 감염된 일부 아동은 호흡기 문제, 삼킴장애(연하곤란)를 겪게 되며, 심하면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즉각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한편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의 국제 연구 컨소시엄 '국제질병부담'(GBD)에 따르면 폐렴으로 희생된 아동은 지난 2019년 69만 3,000명에서 2021년 50만 2,000명으로 28% 감소,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제한 조치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뿐, 기후 위기 때문에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재확산돼 아이들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전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글로벌 보건·영양 디렉터인 레바티 팔키 박사는 "엠폭스와 같은 사태에 대응하려면 백신과 필수 의약품을 제공하는 강력한 보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더 많은 글로벌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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