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탐·인]'남도문화유산 지킴이' 김희태 광주·전남 문화재위원 "30년 산증인"(1편)

작성 : 2024-06-01 10:00:01
행정·학술적 전문성 바탕 지역 문화재 발굴
퇴임 후에도 쉼 없이 강연·연구 활동 참여
광주 서구문화원 '문화유산아카데미' 특강도
미래 담은 국가유산 돌보미 역할에 앞장
[예·탐·인]'남도문화유산 지킴이' 김희태 광주·전남 문화재위원 "30년 산증인"(1편)

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광주·전남 현장 누비며 문화유산 재발견
▲김희태 문화재위원은 문화재 전문가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온 산증인이다.

김희태 광주시·전남도 문화재위원은 광주·전남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재 전문가, 다시 말해 '국가문화유산' 연구자 가운데 발로 현장을 뛰며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온 산증인의 한 사람으로 꼽힙니다.

지난달 27일 광주서구문화원이 마련한 '광주천년의 국가유산 돌보기'를 주제로 한 아카데미의 첫 강사로 나선 김 위원은 자신이 시각으로 바라본 문화예술과 문화유산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지난달 27일 광주서구문화원이 마련한 '광주천년의 국가유산 돌보기'를 주제로 한 아카데미의 첫 강사로 나선 김 위원은 "생활 속 작은 물건도 보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생을 남도의 문화재 발굴과 지정에 발자취를 남겨온 김 위원은 "제가 방금 전에 이 친구한테 명함을 받았는데 이 명함이 지금은 인쇄해서 많이 있다"며 "하지만 한 100년이 흐른 뒤에는 여기저기 다 없어지고 제가 갖고 있는 거 이것 하나만 남아있다고 하면 엄청 귀중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은 이어 "그렇게 희귀해지면 100년 뒤에는 생활 속의 작은 물건 하나를 문화재로 지정을 할 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광주서구문화원의 '광주천년의 국가유산 돌보기' 주제 아카데미에서 김희태 문화재위원이 강의를 하고 있다.

김 위원은 변화된 문화유산을 보는 관점과 기준에 대해 설명하면서 "과거의 일상생활 속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발견됐던 물건들이 100여 년이 지난 지금 문화재로서 가치가 증명되고 있다"며, "현재 우리가 익숙하게 보고 있는 물건들을 귀하게 생각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은 국가유산으로서 이해하고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남도문화재를 찾아 그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 나라의 보물로 재발견해 낸 '문화재 지킴이' 30여년 산증인의 민족문화와 남도전통예술 사랑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삶 속의 작은 물건도 세월 지나면 보물"
▲김희태 위원이 지난달 27일 광주 서구문화원에서 '광주의 문화유산과 돌봄'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다.

- 문화재란 무엇인가.

"문화재나 예술작품, 골동품 등 이런 것이 우리 생활 속에 항상 같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좀 더 인식하고 그것을 잘 가꿔 나가자는 그런 얘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가면 매우 귀중한 문화유산이 되고 보물이 되기 때문입니다."

- 전남도 문화재전문위원의 길을 돌아본다면.

"1987년부터 2018년까지 31년 일했습니다. 처음 들어간 그 자리에서 그대로 퇴직해 나온 재미없는 인생이었죠. 제가 들어갔을 때 선배님들이 계셨으니까 제가 최종 실무를 다 한 건 아니었는데 1988년부터 퇴직할 때까지 문화재 지정 통계를 보니까 한 700여건 되더라고요. 현재 1,383건 정도니까 절반에 가깝다고 봐야죠."

▲김희태 위원은 전남도문화재전문위원으로 31년 간 재직하며 700여 건의 문화재를 발굴 등록했다. 사진은 광주문화유산돌봄센터 관계자가 기와지붕의 경미한 수리를 하고 있는 모습.

- 문화재 지정은 어떻게 하는지.

"제가 도청에 들어갈 때 전남 지역 문화재가 대략 600~700여 점 지정돼 있었습니다. 통계 연보 상으로요. 국가지정문화재도 시군에서 올라오지만 도 문화재위원회에서 신청서를 만들어서 올려야 됩니다. 도 지정 문화재를 만든 것도 있고, 도 문화재나 국가 문화재로 올렸는데 안 된 것도 있습니다."

- 이 중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국가 지정을 신청한 것도 여러 건이 있지만 그 중에 여수 진남관 국보 지정이 가장 기억에 남고 보물이라든가, 지방문화재 등도 많습니다."

- 저술활동도 계획하고 있는지.

"그동안에는 공저자로 주로 참여했습니다. 이제부터 제 글을 써서 책으로 엮을 생각입니다. 그동안 쓴 글이 많으니까 모아서 해보려하는 그게 쉽게 잘 안 되네요."
◇ 향토사 자료 수집해 2만 5천권 기증
▲지난 4월26일 한국학호남진흥원을 방문한 미술품 및 사료 기증자 김태임(향산 백형은 부인)과 딸 백새롬씨가 자료실에서 활짝 웃고있다.

- 문화재 관심 분야는.

"사실 '문화재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문화재에 관련한 향토사 자료 수집을 많이 해서 도서관 등에 기증했습니다. 한국학호남진흥원에 1만 4천권, 그리고 전남도립도서관하고 정남진장흥도서관에 두 군데 합해서 1만 권이 좀 넘을 거예요. 그러니까 한 2만 5천권 정도는 이미 기증을 했죠. 집에 아직도 쌓여 있는 것도 기증을 해야죠. 자료는 공유를 해야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요."

- 가족의 미술품 수집과 기증도 화제였는데.

"전남 장흥 출신으로 유명 서예가이셨던 자형 향산 백형은 선생이 2020년 갑자기 돌아가셔서 그가 남긴 작품과 소장해온 서화작품을 2023년 한국학호남진흥원에 기증했습니다. 제가 기증한 전남 지역 자료 등과 함께 자료는 한곳에 기증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에서 이곳에 기증을 했었죠. 이 자료를 토대로 관련 연구는 물론 앞으로도 예술품과 향토사 자료 기증이 확산되길 바랍니다."

▲김희태 위원의 주선으로 한국학호남진흥원에 기증된 향산 백형은 자료들.

- '향산 기증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누나인 김태임 여사가 제게 기증을 상의해 와 약 2700점을 기증했는데 서화류(950여점), 각종 유물(450여점), 서예사 자료와 약간의 고서 및 고문서 등입니다. 특히 창암 이삼만, 석촌 윤용구, 설주 송운회, 고당 김규태 등의 글씨가 포함돼 있습니다."

- 서예가 향산 백형은 선생은 어떤 분인지.

"한 살 차이인 누나의 남편이니까 제겐 매형인데 대한민국서예전람회와 경기도서예전람회, 대한민국서도대전 등에 입상하고 대한민국서예전람회 초대작가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서예 외길 인생을 걸었던 분입니다."

※ 이 기사는 2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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