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하와이 마우이섬의 대규모 산불을 틈타 중국이 '미군이 비밀무기를 실험하다 불을 냈다'는 음모론을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와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RAND)연구소, 메릴랜드대 등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배후로 지목된 이 음모론의 개요는 미국 정부가 날씨를 이용한 신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하는 과정에 마우이섬에 불을 냈고, 이 사실을 영국의 해외정보국(MI6)이 파악했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 음모론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한 조작 사진까지 만들어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형 자연재해를 음모론의 소재로 사용한 중국에 대해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지도국을 꿈꾸는 나라로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중국은 미국 사회의 분열 조장을 목적으로 이 같은 음모론을 퍼뜨린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는지는 불분명하다는 것이 NYT의 설명입니다.
일단 미국의 각종 음모론자 중에서도 마우이 산불이 미군의 비밀무기 탓이라는 음모론에 대한 반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적극적으로 음모론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과거 중국은 대만이나 신장 위구르의 인권 문제 등 자신들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인터넷 여론 조작에 나섰지만, 이제는 온라인상에서 폭넓은 선동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이버보안업체인 레코디드퓨처의 브라이언 리스턴 연구원은 "중국이 자신들의 이익과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에 대해서도 음모론을 퍼트리는 것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이 같은 변화는 내년 미국 대선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음모론 생산에 중국과 러시아가 공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식으로 상대방의 음모론 확산에 힘을 보태면서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겁니다.
러시아는 마우이섬의 산불 이후 미국의 온라인 사용자를 겨냥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돈으로 산불 피해 난민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을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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