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이 자신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 대해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책"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강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소년이 온다'를 쓰는 과정이 저를 많이 변화시켰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의 아픔을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계엄군 총에 맞은 친구 '정대'를 찾다가 전남도청에서 희생자 시신 뒷수습을 도운 중학생 '동호', 그리고 그와 함께한 여고생 '은숙'과 양장점 미싱사 '선주', 대학생 '진수'가 겪은 5·18 전후 삶의 모습을 건조한 시선으로 담았습니다.
한강은 소설을 쓰기 위해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에 대해 깊이 공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강은 계엄의 폭력성과 잔혹함을 깊이 절감했고, 소설에서 그런 비인간적인 모습을 여과 없이 그려냈습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접한 한강은 그래서 더욱 "충격이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주로 자료를 찾으며 공부했던 계엄령이 2024년 겨울, 45년 만에 발생한 겁니다.
그러나 한강은 "2024년 겨울의 상황이 다른 점은 모든 상황이 생중계돼서 모두가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았고, 총을 들고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았다"면서, "마지막에 군인들이 물러갈 때는 마치 아들에게 하듯이 잘 가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보았다.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졌던 순간이었다"고 심경을 전했습니다.
이어 "젊은 경찰분들, 군인분들의 태도도 인상 깊었다"며 "아마 많은 분이 느끼셨을 것 같은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명령 내린 사람들 입장에서는 소극적이었겠지만 보편적인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며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던 적극적인 행위였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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