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한강이 "이 상은 문학에 주는 것이고 그것을 이번에 제가 받은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강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계속해서 부담을 느끼지 않고 글을 쓸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수 년 전 한강이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과 관련해, 언론이나 작가의 자유가 우려할 상황인지를 묻는 질문엔 "언어에는 강압적으로 그걸 눌러서 길을 막으려 한다고 해도 잘 되지 않는 속성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어떤 일이 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말해지는 어떤 진실이 있을 것"이라며 "그런 언어의 힘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향인 광주가 작품과 인생에 끼친 영향에 대해선 "제가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났고 1980년 1월 서울에 올라왔으니 약 9년 2개월 간 광주에서 살았고, 나머지 40여 년은 서울에서 지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저는 광주사람이기도 하고 서울사람이기도 하다"며 "하나의 정체성으로 규정하기 어려운데 고향이란 곳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광주는 '소년이 온다'를 썼기 때문에 제게 중요한 장소이자 이름"이라며 "'소년이 온다'를 쓰는 과정이 저를 많이 변화시켰다. 제게 굉장히 중요한 책이기 때문에 광주는 제게 의미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오는 12일까지 이어지는 노벨주간 참석 계기와 기대되는 부분에 대해선 "처음에는 제게 쏟아지는 개인적인 관심이 굉장히 부끄러웠다"고 전했습니다.
그렇지만 "(수상 뒤) 한 달 넘게 생각해보니 이 상은 문학에게 주는 것이고 그 상을 이번에 제가 받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러고 나니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저는 계속해서 부담을 느끼지 않고, 글을 쓸 준비가 돼 있다. (기자회견을 하는) 오늘이 가장 어려운 날일 것이고, 이후에는 노벨주간을 즐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한강은 "요즘은 이 세계 속에서 살아가며 많은 질문을 하게 되는 시기라고 생각된다"면서, "때로는 '희망이 있나'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근데 몇 달 전부터, 아니면 그 전부터일지도 모르겠는데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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