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숨진 채 발견된 지적장애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부당한 일을 겪었다며 유서를 남긴 내용을 단독 보도해 드렸습니다.
취재 결과, 유서에 나온 '부당한 일'은 다른 장애 학생의 배변 처리를 사실상 강요했다는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경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고교 체육 특기생인 A군이 진도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 새 학기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A군은 유서에서 자신이 다니던 기숙형 특수학교에서 겪었던 부당한 일 4가지를 기록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학교 측이 다른 장애 학생의 배변 처리를 돕게끔 했다는 내용으로, A군은 이를 '인권 침해'라고 표현했습니다.
하기 싫은 일을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 하게 됐다는 것으로,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범주에 포함될 여지가 있습니다.
경찰은 A군이 또래 학생의 배변 처리를 맡게 된 경위에 대해 집중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싱크 : 경찰 관계자
- "(A 군이) 몇 가지 적시한 부당한 일들이 반복되고 강압이 있었더라면 그거는 또 다른 차원으로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
학교 측은 A군이 "자발적으로 또래 장애 학생을 도왔을 뿐 강요한 적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A군의 상담일지에도 '다른 장애 학생을 돕는 걸 원하지 않으면 안 해도 된다'고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스탠딩 : 조경원
- "경찰은 기숙사 생활지도원 등 학교 관계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해, 구체적인 혐의 여부를 밝힐 예정입니다. KBC 조경원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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