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c뉴스가 이슈가 됐던 내용의 뒷 얘기를 현장 취재를 한 기자들이 직접 들려주는 새로운 콘텐츠 [취재, 그런데 말입니다]를 연재합니다.
첫 번 째 순서로 '값싼 노동력 수단으로 전락한 대학생 현장실습 실태'를 탐사보도팀 이형길, 정의진 기자가 여러분과 만납니다. <편집자 주>
(이형길)
처음에는 고등학생 현장실습 문제를 살펴보자는 데에서 시작했어요. 왜 작년에 제주도에서 현장실습생이 기계에 끼어서 숨지는 사고가 있었잖아요. 몇 년 전에 광주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고요.
그래서 현장을 한번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고등학생 현장실습 의외로 잘되고 있더라고요. 사고가 많았던 만큼 그만큼 제도 개선책이 나와 있었고, 또 보완책도 나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특성화고 고등학생들이 떠난 자리를 대학생들이 채우고 있었습니다. 대학생들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문제점에 노출돼 있었는데, 언론에서의 문제 제기, 사회적인 문제 제기는 많이 없었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죠. 그래서 먼저 대학생들을 한번 만나봤습니다.
(정의진)
사실 대학생들을 만나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대학교에서도 현장실습을 나간 학생들의 현황을 공개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가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페이스북 같은 SNS 페이지에 광고 글을 올렸습니다. 게시하자마자 굉장히 많은 대학교에서 여러 학생들이 연락을 취해왔고요.
그리고 저희가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한 대학교에서 현장실습을 내보낸 학생 수백 명의 연락처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생 한 명 한 명한테 전화를 해서 현장실습 실태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는데, 취재를 해보니까 정말 상황이 심각하더라고요.
돈도 못 받는 일도 허다했고, 일은 일대로 시키고 심지어 돈을 주고 현장실습을 나가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이형길)
네, 저는 업체를 중심으로 살펴봤는데요. 저희가 업체를 찾아가 보니까 주택가 한가운데로 가는 업체가 있었습니다. 그 주택가 한가운데에 가건물이 지어져 있어 가지고 그곳을 한 번 들여다보니까 젊은 학생들이 용접을 하고 있더라고요. 대학생 현장실습생이었던 거죠.
여대생들이 많이 가는 업체도 가봤는데 재봉틀 앞에서 일을 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우리 70년대 산업현장 같은 그런 모습이더라고요.
학생들도 처음부터 이런 환경인지 알고 오지는 않았던 거죠. 하지만 업체를 바꿀 수도 없고, 또 교수님들은 참고하라 이렇게 하니까 학생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의진)
사실 대학에서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는 건 아니였습니다. 대기업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나간 학생들의 전공을 하나하나 살펴봤더니 국문과, 기계공학과, 지구환경공학과 등 전혀 업무와 관련이 없는 과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정말 '일을 시키려고 부른 거다' 이런 인상이 굉장히 강했는데, 아무래도 현장실습문제가 특성화고에서 자주 불거지다 보니까 빈자리를 대학생들로 채우고 있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이형길)
더 심각한 경우도 있었어요. 저희가 보도를 하는 중간에 왔던 제보인데, 대학생 한 명이 손가락이 잘렸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한 번 수소문을 해보니까 정말 전남대의 한 여대생이 현장실습을 하던 중에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서 손가락 한 마디가 잘렸더라고요. 그런데 산업재해도 받지 못하고, 일반 보험도 받지를 못했어요.
교수라고 불리는 사람이 위로금 일부와 치료비 일부를 주면서 어떤 소송도 걸지 말고, 문제제기를 하지 말라고 말을 한 거예요. 취재를 해보니까 이 사람 교수도 아니더라고요. 영업사원 같은 역할을 하는 건데, 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채용을 해서 임금도 주지 않고, 이런 재정지원사업을 유치해오면 거기서 일부를 자기 인건비로 가져가고 대학은 수수료를 먹고 영락없이 유령 영업사원이었던 셈이죠.
(정의진)
대학들이 왜 학생들을 현장실습을 자꾸 내보내는 데 혈안이 돼 있을까 봤더니 결국 돈 때문이더라고요. 현장실습사업비로만 한 해에 수십억 원씩을 받는데, 이 돈을 받지 못하면 대학 운영 자체가 굉장히 휘청거리게 되는 상황이거든요.
저희가 취재하는 동안에 대학에서도 굉장히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후속 대책을 세우겠다는 내용이었고요.
교육부도 상반기 중에 문제점을 보완할 대책을 마련해놓겠다 했는데 한번 지켜볼 생각입니다.
(이형길)
저희가 취재 기획은 시작을 했지만, 사실 한 명 한 명 대학생들의 제보가 이번 기사를 완성을 시켰습니다.
여러분들의 다양한 제보 기다립니다. 연락주십시오. ###
▶기획 ; 정재영 ▶연출/제작 ; 전준상 ▶구성 ; 이승현 ▶ 일러스트 ; 이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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