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거래절벽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 구입한 아파트를 두고도 이사를 가지 못해 애를 태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광주시 동구 학동에 사는 김 모씨(여·60)는 2년 전 현재 살고 있는 자신의 아파트를 전세로 계속 사는 조건으로 매각했습니다.
매입자는 7층짜리 건물 소유자로 시세 차익을 노린 이른바 갭(gap) 투자자였습니다.
이 갭 투자자는 해당 아파트를 포함해 광주 시내에 모두 5채의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이 아파트는 35년이 넘은 오래된 구축이었지만 재개발 움직임이 일면서 가격이 들썩이던 시점이었습니다.
종전 3억 수준에서 거래되던 것이 4억 원을 넘어서더니 재개발설이 나돌면서 급기야 시세가 6억까지 치솟았습니다.
김 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성급하게 팔아버린 것에 대해 후회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시세가 4억대로 내려앉고 거래도 꽉 막혀버렸습니다.
김 씨는 나주 혁신도시에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시점이 다가오자 지난해 7월 집주인에게 통보, 새로운 전세 세입자가 들어오면 이사를 가려고 계획했으나 6개월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이에 김 씨는 주인에게 더 이상 못 기다리겠으니 전세금 2억 7천만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집주인은 당장 돈이 없으니 전세가 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김 씨는 하는 수 없이 혁신도시 새 아파트를 전세로 내놓고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2년간 더 살기로 작정하고 눌러앉았습니다.
이처럼 갭투자자들은 시세차익을 노리고 구축 아파트를 전세를 안고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깡통전세’에 대한 세입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딱한 사정은 광산구 소촌동에 사는 오 모씨(여·36)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오 씨는 2년 전 북구 전남대 후문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전세로 내놓았다가 최근 그곳으로 이사하려고 했으나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속을 끓이고 있습니다.
광산구 월곡동에 사는 이 모씨(여·57)도 다른 곳으로 이사 가기 위해 아파트를 내놓았으나 몇 달째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신축 아파트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광산구 우산동 신축 A아파트의 경우 2년 전 30평형 기준층 매매가가 5억~5억 5천만 원이었으나 현재는 4억 5천만 원으로 하락한 가운데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세가도 3억 원을 웃돌았으나 2억 5천만 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인근 B아파트 34평형 역시 한때 6억 원을 호가하던 것이 현재는 3억 5천~4억 2천만 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으나 거래는 끊긴 상태입니다.
이 아파트 단지 내 S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이자율이 오르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매물량이 대거 나오고 있으나 거래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고 말했습니다.
“전세 안 나가 새 집으로 이사 못 가요”
광주 아파트 거래 절벽에 만기 세입자 애태워
갭투자 아파트 세입자 ‘깡통전세’에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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