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 거래가 이달 들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국내 금 시장의 일평균 금 거래대금은 169억1천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KRX 금 시장이 개장한 지난 2014년 3월 24일 이후 가장 많은 금액입니다.
또한 이는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 68억6천만원의 2.4배 수준입니다.
종목별로 보면 이달 금 1㎏ 현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1억6천만원, 미니 금 100g은 7억5천만원입니다.
이달 일평균 금 거래량도 16만895g으로 지난달 7만4천137g의 2배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금 1㎏ 현물의 일평균 거래량은 15만3천780g, 미니 금 100g은 7천115g입니다.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로 지정학적 긴장이 커진 데다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 중국 금 수요 증가 등으로 국제 금값이 치솟자 금에 대한 수요가 더욱 몰리는 모양새입니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제 불확실성이나 인플레이션, 통화 정책에 따른 위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혁명수비대 간부 등을 살해하자, 이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 측에 드론과 미사일로 보복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확전 방지 노력 속에 중동의 긴장은 잦아드는 듯했으나 19일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 공습을 단행하면서 다시 긴장감이 커졌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7.1% 올랐습니다.
한국거래소 금 시장에서 금 1㎏ 현물 가격은 이달 들어 10.3% 올랐으며, 미니 금 100g도 13.4%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5.6%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입니다.
KRX 금 현물 지수를 기초 지수로 하는 'ACE KRX 금 현물 ETF'도 이달 들어 9.2% 오르는 등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입니다.
중동 긴장으로 금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이 서로 보복 공격을 감행하면서 확전을 촉발할 수 있는 레드라인 바로 아래까지 도발하고 있다"며 "당분간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은 한 단계 상승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며, 이는 국제유가를 자극하고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금 수요가 이탈하면서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금값을 올릴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금값 상승세는 둔화할 수밖에 없다"며 "현시점에서는 금보다 은이나 구리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중국 실질금리가 하락 사이클로 진입하면서 은행에 있던 중국 개인 투자자들의 예금이 금으로 이동해 국제 금값이 상승했으나, 중국 제조업 경기 회복이 예상됨에 따라 통상 경기 회복 시기에 산업형 수요가 많은 은이나 구리에 대한 선호도가 금보다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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