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경매로 사들인 공장에 2천여 톤의 불법 폐기물이 쌓여 있어 1년 째 공장 가동을 못하는 황당한 일이 벌여졌습니다.
현행법상 별다른 해결 방법이 없어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몰렸습니다.
박성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장흥의 한 폐기물처리업체입니다.
이 업체 대표 김길호씨는 해양쓰레기 처리 신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폐기물처리업체를 설립했습니다.
5억 원이라는 큰 돈을 들여 장흥의 한 폐기물업체 공장을 경매로 사들였습니다.
경매 전 공장을 살펴보러 갔다가 무단침입으로 경찰에 고발 당해 내부를 제대로 살펴 보지 못했지만, 여러 조건이 좋아 구입을 결정했습니다.
악몽은 이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7월 낙찰받은 뒤 처음 공장 문을 열고 들어간 김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공장 안이 이전 업체가 남겨놓고 간 불법폐기물로 가득했습니다.
어림잡아 2천 톤, 치우는데만 7억 원 넘는 돈이 필요했습니다.
▶ 인터뷰 : 김길호 / 장흥OO폐기물 업체 대표
- "쓰레기가 감춰져 있는 것도 있었고, 밖에서 보기에 안 보이는 것도 있었고 저희들도 사실 놀랬었죠. 손실이 여러 가지로 있습니다."
당장 거액을 구할 방법이 없던 김 씨는 공장을 가동해 수입금으로 조금씩 치워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마저도 벽에 부딪혔습니다.
장흥군이 폐기물 2천 톤을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공장 가동을 허락할 수 없다며 영업정지 6개월과 과태료 처분까지 내렸습니다.
막막했던 김 씨는 환경부와 군청을 찾아다니며 애원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현행법상 어쩔 수 없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 싱크 : 군청 관계자
- "저희들도 법적으로 답답한 부분이 많아요 솔직한 말로. 위에서 환경부에서는 '행정대집행하고 나서 해라' 하는데 저희들 입장에서는 행정대집행이 하는 게 쉬운 게 아니잖아요."
신기술로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며 당찬 도전에 나섰던 김 씨.
하지만 1년 동안 가동 한 번 못해 본 채 공장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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