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양파 이어 보리도.." 가격 폭락에 보리 농가 '한숨'

작성 : 2019-08-16 18:43:31

【 앵커멘트 】
드넓게 펼쳐진 보리밭이 수확의 풍성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올해는 기상여건도 좋았고, 병충해 피해도 없어서 수확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의 얼굴에는 풍년의 기쁨 대신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마늘, 양파, 배추에 이어 보리까지 8만여 톤이 과잉생산되면서 가격이 폭락하고 있습니다.

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 이맘때쯤엔 텅 비어있었던 곡물창고가
올해는 800kg 대형 포대로 가득 찼습니다.

포대 안에 들어있는 것은 맥주를 생산할 때 사용되는 보리입니다.

올해 보리가 전국적으로 과잉생산돼면서 팔 곳이 없어지자 창고 자리만 차지하게 된 겁니다.

▶ 인터뷰 : 김문재 / 해남 보리농가
- "미래가 있어야 되고 희망이 있어야 되는데 자꾸 이렇게 있으면 좌절 아닌 좌절감 때문에 농사짓고 싶은 희망이 없어지는 거죠."

올해 보리 재배면적은 4만3천헥타르로 지난해보다 7% 가량 줄어들었지만 생산량은 30% 이상 늘어 20만 톤에 달했습니다.

붉은 곰팡이 등 병충해도 없었고, 기상여건도 좋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비 물량은 평년 수준인 12만 톤에 그쳤습니다.

8만 톤의 보리가 과잉생산분으로 남게 됐습니다.

정부가 다음주까지 이 과잉생산분을 수매하겠다고 나섰지만 가격이 문제입니다.

지난해 40kg당 4만 원 수준이었던 가격이, 이번 과잉생산분은 적게는 2만3천 원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전라남도는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수급 조절 정책을 강하게 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정영수 / 전라남도 식량원예과
- "보리와 밀에 대한 면적을 할당시키고 어길 경우 공공비축미나 콩 수매 물량에 페널티를 강하게 붙여나가겠습니다."

생산비도 건지지 못할 처지에 놓인 보리 농가들은 '풍년의 역설'에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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