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광주시가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를 다 지어놓고 개통을 내년 봄 이후로 연기했습니다.
터널을 빠져 나오자마자 왼쪽 차로로 진출하는 방식이 안전하지 않단 뒤늦은 판단 때문인데요.
광주시는 애초에 왜 이런 기형적 구조의 진출로를 설계했던 걸까요?
안전 규정과 전문가 의견을 무시한 설계 결정 과정을 기동탐사부 이상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터널과 터널 사이에 조성된 제2순환도로 지산IC 진출로입니다.
2순환도로에서 나가려면 양방향 모두 터널을 빠져나온 직후 좌측 진출로로 차선을 변경해야 하는 생소한 구조입니다.
▶ 싱크 : 인근 주민
- "이(좌측 진출) 도로가 대한민국에 서울 하나 있고 부산 하나 있고 전주에 이런 도로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 곳은 시야가 나오니까 괜찮아요. 안 해도 될 도로를 억지로 한 거예요. "
터널 직후 진출로가 있어 전방 시야 확보가 어렵고, 교통사고 위험이 높습니다.
때문에 터널과 진출로 사이에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680m의 이격 거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지산IC의 경우 70m에 불과합니다.
이격 거리가 짧을 경우 안전시설 설치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지만 광주시는 '부득이 할' 때만 적용되는 이 단서 조항을 적용해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 싱크 : 광주시 관계자
- "이격거리가 짧다보니 2km 전방부터 안전시설을 운전자가 시인성을 확보할 수 있게 이걸 해라 해서 (해놓은 것이죠)"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문가 의견은 처음부터 무시됐습니다.
광주시는 설계 확정 전인 2019년 3차례에 걸쳐 지산IC 진출로에 대한 전문가 자문을 받았습니다.
주민들을 설득해 우측 진출 방식으로 변경해야 한단 의견이 빗발쳤는데, 광주시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광주시는 안전이 최우선 가치라며 진출로 개통을 연기했지만 설계 과정에서 안전은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 인터뷰 : 이정환 / 광주시의원
-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도로를 뚫는 것 자체는 사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입니다. 누가 봐도 위험이 예측되는 이런 도로는 막는 게 답입니다. 절대 개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안전 규정과 전문가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현행 방식을 고집한 광주시, 개통 연기를 자초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C 기동탐사부 이상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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