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순사건 특별법이 시행되고 진실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발걸음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진실이 완전히 드러나기 전이기는 하지만 인터넷 상에는 여순사건에 대한 명백한 왜곡과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이계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아버지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여순사건 희생자의 아들.
수십 년 동안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선뜻 나서지 못했던 이유는 희생자는 곧 빨갱이라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 때문이었습니다.
▶ 싱크 : 여순사건 희생자 아들
- "제 경우 어렸을 때 뭐만 하면 빨갱이가 따라붙었던 것이 아쉬웠고 보이지 않는 연좌제를 많이 느꼈어요"
여순사건 특별법은 여순사건에 대해 "국군 제14연대 일부 군인들이 제주4ㆍ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일으킨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인터넷 백과사전에는 여순사건을 "남로당 소속 조직원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적혀있습니다.
또다른 유명 포털 백과사전에는 국군 14연대가 아닌 국방경비대로 소속이 잘못 표기돼 있거나 봉기를 일으킨 군인들이 인공기를 걸었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적혀있습니다.
남로당과의 연계, 4.3 진압 거부 배경 등에서 사실이 왜곡되거나 근거가 명확치 않은 주장들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희생자 수에 비해 피해 신고 접수율이 현재 10%에 불과한 이유가 여순사건에 대한 왜곡과 편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최경필 / 여순사건 범국민연대 사무처장
- "(유족들은) 반군으로 활동했다, 이것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당시에 잘못된 법 절차에 의해서 분명히 그런 희생을 당한 것이기 때문에.."
진상조사위는 여순사건 이후 빨치산 활동을 한 사실이 드러난 관련자 등의 경우 피해 배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죄없는 양민들이 무참히 학살된 현대사의 씻을 수 없는 비극 여순사건,
하지만 이 비극에 덧씌워진 혐오와 왜곡, 편견이 진실 규명과 명예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KBC 이계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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