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주말부터 월요일까지 3일간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생겼는데요.
어디로 떠나볼까 고민하다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예보 소식에 실망하신 분도 많으실 겁니다.
그렇다면 날씨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실내 미술관은 어떨까요?
오늘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즐길 수 있는 전시를 소개합니다!
-'실패'에도 가치가 있다! 고정관념 깨는 예술 속으로
전남도립미술관 지하 1층엔 총 3개의 전시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표를 끊고 내려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5전시실에선 <리처드 케네디: 에이시-듀시(Richard Kennedy: Acey-Deucey>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여 점으로 구성된 이 전시는 검은 방, 하얀 방, 장밋빛 방 등 3개의 방이 순서대로 연결돼 있습니다.
칠흑처럼 어두워 마치 짙은 숲 속을 걷는듯한 '검은 방'에선 8개의 모니터에 작가의 퍼포먼스 영상이 상영됩니다.
영상 속 작가는 베를린 가정집에서 버려진 크리스마스트리를 주워 가상의 숲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며 삶의 기적을 이야기하는데요.
이어지는 '하얀 방'은 학교라는 사회적 공간을 연출했는데, 교육 공간에 존재하는 권력관계와 작가가 겪었던 트라우마적 경험을 퍼포먼스로 치유하는 작업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장밋빛 방'은 흑백 구분에서 벗어난 작가의 자유롭고 다채로운 회화 작품이 선보여지는데요.
특히 작가가 망친 그림을 찢고 캔버스 조각으로 엮어 재구성한 작품은 실패에도 가치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사회적 고정관념을 드러내고, 이를 허물어 버리는 예술을 경험해 보세요!
-예술 작품 감상하고 편지도 쓰자!
리처드 케네디의 작품을 보고 나오면, 1~4전시실의 <시의 정원 : Poetic Paradise> 전시로 이어지는데요.
총 4명의 작가가 참여한 전시로 각자 다른 매력을 담은 25점의 작품이 전시장을 꾸몄습니다.
먼저 벽을 가득 채운 큰 스크린에 광주 민주화운동, 히로시마 원폭, 나치와 소비에트, 흑인 민권운동이 배경으로 한 네 편의 시가 영상 작품으로 상영됩니다.
네 편의 시를 담은 영상엔 전쟁과 폭력의 역사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잃지 않은 사랑과 용기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15분 정도 되는 영상을 모두 보고 전시장 내부로 들어오면 해골 그림과 흑연, 석탄 등으로 그려낸 신비로운 작품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성경과 문학의 내용, 노래의 일부를 히브리어와 라틴어로 표현해 신비로운 느낌의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장 한편엔 관객이 직접 공감하고 사색할 수 있는 <편지 쓰기 프로젝트>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작은 공간에 홀로 들어가 그리운 사람이나, 곁에 부재한 사람에게 편지를 쓰며 치유와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인데요.
전시장을 모두 둘러보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에게 편지를 써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예술로 만나는 '또 다른 바다'
6~9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아시아의 또 다른 바다>엔 한국, 일본, 대만 등 16명의 예술가가 바다를 주제로 그려낸 작품이 전시돼 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바다의 파도 소리를 추출한 음역을 시각 영역으로 변환한 대형 스크린을 시작으로 바다 여행이 시작됩니다.
금붕어가 헤엄치는 어항 뒤로 비디오가 상영돼 자연과 기계와 공존을 보여주는 백남준 작가의 'TV 물고기 1975' 작품이 관객을 맞이하는데요.
백남준 작가는 물론 한국 추상 미술의 거장 김환기의 작품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 주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인 '바다 위 프로젝트'도 주목할 만한 작품입니다.
한국과 일본 작가가 각자 돛단배를 타고 정해진 장소에서 직접 만나는 과정을 영상으로 감상하며 '만남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0M가 넘는 '살아남다 Alive' 작품엔 멸종된 동물을 다양한 이미지로 표현하고, 인간과 식물의 이미지를 등장시켜 인류의 환경을 지적합니다.
전남도립미술관이 남해를 가까이 두고 있어 기획하게 된 전시라고 하니 더 의미 있지 않나요?
작품마다 다르게 표현된 바다를 감상하며 일반적인 바다가 아닌, '또 다른 바다'를 상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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