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한숨 식히는 김에 주변을 둘러보며 쉬어가고 싶은 여름.
초록빛 풍경을 담은 청량함과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여름만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번 주말, 역사적 의미는 물론 신선한 쉼을 선사할 고택에서 초여름의 정취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여름 공기 한입, 배롱나무꽃 한 잎
예술적 가치가 크고, 경치 좋기로 이름난 장소에만 붙여진다는 칭호 '명승지(名勝地)'
아침ㆍ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다는 국가지정명승 제80호 운림산방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전남 진도군에 위치한 운림산방은 그림과 글솜씨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조선시대 화가 소치 허련 선생(1808-1893)이 말년을 보낸 곳입니다.
예술가의 집이라 그런지 연못과 정원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아름다운데요.
연못 운림지 가운데 홀로 서 있는 배롱나무는 초여름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고요.
드넓게 펼쳐진 잔디밭은 풀 내음을 풍기며 여름 향기를 뿜어냅니다.
연못가에 앉아서 물속을 유영하는 비단잉어들을 보고 있으면 괜스레 생각도 차분해집니다.
운림산방을 쭉 돌아보다 만나게 되는 허련 선생의 작업실과 영정실, 고택을 통해선 과거의 생활 흔적과 그의 예술세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진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라는 쌍계사, 소치 일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소치기념관, 진도 예술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남도전통미술관도 근방에 위치해 있으니 함께 방문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 이용 시간: 9: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 이용요금: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800원, 65세 이상 무료
-땅끝마을에서 어느새 내 마음도 '녹우당'
시문학의 시작과 끝, 땅끝마을 해남에는 조선 중기 문신이자 국문학의 최고봉으로 일컫는 고산 윤선도(1587-1671) 유적지가 있습니다.
시조에 뛰어난 윤선도는 가사문학의 대가 정철과 조선 시가의 쌍벽을 이루는데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어부사시사와 오우가는 학창 시절 한 번쯤 접해 보셨을 겁니다.
고산사당, 어초은사당, 추원당, 고산유물전시관, 비자나무 숲 등이 있지만 윤선도 유적지의 백미는 윤선도가 효종 임금으로부터 하사 받은 사랑채 '녹우당'입니다.
600년 전통을 이어온 해남 윤씨 어초은파의 종가 고택인 녹우당은 덕음산을 뒤로하고 있어, 우리나라 최고의 명당자리 중 하나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요.
사랑채와 안채를 잇는 안마당에 터줏대감처럼 자리한 500살 넘은 회화나무가 그 강인함을 보여주고, 단아하게 심어진 꽃들과 흰 연꽃이 피난다는 연못 백련지는 서정적인 풍경에 푹 빠지게 합니다.
걷기 좋은 산책길도 조성돼 있으니 고즈넉한 돌담길을 따라 거닐며 사색하는 시간 가져보세요!
△ 이용 시간: 9:00~18:00 (매주 월요일 휴무)
△ 이용요금: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광주 지역 '대부호의 집' 조선말 상류층의 생활은?
광주 근대역사문화 마을 양림동에는 1899년 조선 말기 대한제국 시대에 건축된 이장우 가옥이 있습니다.
그동안은 담장 너머로만 볼 수 있었지만, 지난 4월부터 상시 개방을 시작해 활짝 열린 문으로 여러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장우 가옥은 광주 지역 부호였던 정낙교의 아들 정병호가 처음 안채를 건축했고, 호남 교육 발전에 이바지한 동강 이장우 박사가 매입해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는데요.
근대 초기 전통 가옥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어, 광주광역시 민속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건, 거북이 한 마리가 중심을 지키고 있는 동그란 연못 정원입니다.
원래 일본식 정원이 조성돼 있었지만, 현재는 한국식으로 재조성 된 정원을 만나실 수 있는데요.
더 들어갈수록 펼쳐지는 넓은 공간들에 '이런 집에 살아보고 싶다'하는 감탄을 자아냅니다.
곳곳에 소담하니 꾸며진 정원들, 우물과 곳간, 장독대에서는 그 시대 상류층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으며 마치 12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도 들게 합니다.
마음마저 여유로워지게 하는 이장우 가옥에서 일상의 휴식을 충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 이용 시간: 9:00~18:00 (공휴일 제외)
△ 이용요금: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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