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여순사건' 다룬 작품 전시 못해 아쉬워
- 전시회 소감은.
"모처럼 뜻 있는 전시회 같다는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해요. 그런데 약간은 내가 아쉬웠던 것이 여순사건 그림을 반만이라도 좀 내놓았으면 좋았겠다 싶어요. 내가 특정 성향을 가지고 움직이는 그림은 아니고 보통 사람들이 봤을 현실의 그 느낌을 그때 그대로 그린 것인데 일각에서 그런 식으로 편향적으로 생각을 하니까 논란을 우려한 것 같아요. '동백꽃' 시리즈 중에도 여순사건의 성격이 담은 작품이 있기는 하지요. 여수의 작가로서 여순사건을 그리면서 '동백꽃'에 투영해 그린 아픔도 내가 같이 그려놓은 것이 있거든요."
- 공공미술관에서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조금 아쉬운데 언젠가는 내가 큰 곳에서 여순사건 주제의 작품을 하기는 할 겁니다. 서울에서 여순사건을 다룬 작품을 한 번은 서울 사람들한테 보이기는 해야 돼요. 옛날에 피카소의 게르니카 같은 작품도 처음에는 전쟁을 하다 이제는 서로 전시회를 하려고 하는데 우리 한국에서는 아직도 (예술의 이념적)민주화가 멀었다고 생각됩니다. 이 정부 들어오면서 더욱더 그런 거에다가 강조를 하니까."
- 전시 이후 계획이 있다면.
"이번 개인전이 107번째예요. 한국에서는 제일 많이 했을 거예요. 그래서 한 템포 쉴까 합니다. 가을, 겨울까지는 좀 쉬면서 조용하게 기본적인 것을 생각하고 그러려고 합니다. 지금 너무 힘차게 달려와 가지고 속도조절이 필요할듯합니다."
- 4월 야외전시회가 화제던데.
"'작가의 정원:강종열 야외전'을 주제로 지난 4월 5일과 6일 이틀간 진행했습니다. 여수시 돌산에 있는 제 작업실 정원에서 지인가 미술애호가들을 초청해 50여 점의 대형 작품들을 봄날의 작업실 앞 정원 펼쳐 놓고 감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이벤트는 '작업실 정원에서 매일 보고, 느끼고 나와 함께 호흡하고 있는 것들에 관심'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생명의 소중함과 순환의 아름다움'을 현장에서 보여주는 기획이었습니다."
-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야외 전시회가 처음일 것입니다. 내 작업실 주변의 동백나무들이 많이 컸어요. 동백 숲이 되다시피 하고 감나무나 배나무 등 여러 가지 나무들 중에 100년 가까이 된 나무들이 좀 있어요. 오래된 바위들을 내가 요새 쭉 그리고 있거든요. 매일 보는 것, 나무 하나 돌 하나 이런 것을 기록하듯이 그려놔야 되겠다 싶어서 그렸습니다."
- 관람객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사람들한테 야외에다가 그 그림을 그 자리에다가 걸어놓고 '이 나무는 이 돌은 이렇게 형상화시켰다'고 쭉 보여주면서 전시를 한번 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와인이나 차도 마시면서 감상하고 그런 전시가 있었거든요. 사람들이 보고 매년 했으면 좋겠다고 너무 난리였습니다."
- 돌산화실이 여수 최고 '핫플레이스'라던데.
"화가의 작업실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오고 여기에 조성된 나무와 큰 돌들이 채워진 정원을 돌아보려는 사람들이 다녀갑니다. 지난해 12월 여수시민회관에서 열린 '2023미스아시아어워즈 아시아참피언쉽'에 참가한 한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몽골 등 아시아 13개국 모델 25명이 이곳에 찾아왔습니다. 작가와의 대화를 나누고 작업실 내부와 작품을 감상하고 정원에서 포즈를 취하며 다양한 촬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 강종열 화백
전남 여수의 돌산도에 화실을 열고 창작 활동을 해온 강종열 화백은 그동안 개인전 107회, 단체전 670여 회 등 수많은 전시를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널리 알려왔습니다.
자랑스런 대한민국 미술인상(2011)과 장리석상(한국미술협회, 2013)을 수상하며 그의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바티칸 성당 프란체스코 교황, 동티모르 대통령궁, 국립현대미술관 등 세계 각지에 소장돼 있습니다.
강 화백은 선과색 회장, 한국전업작가회 회원, 한국미협회 회원이며, 전라남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습니다.
강 화백은 또한 제16회 대한민국무궁화대상, 제6회 동서미술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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