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회 부마항쟁문학상을 수상한 정미경 작가가 두 번째 소설집 『맹자야 제발 덕분에』(문학들 刊)를 출간했습니다.
정 작가는 첫 소설집 『공마당』에 이어 이번 작품집에서도 '여순사건'의 아픔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 작가는 순천대 10·19여순연구소에서 5년째 유족들의 상처를 직접 채록·정리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가 직·간접적으로 만난 유족들은 무려 600여 명에 이릅니다.
작가는 첫 소설집을 낸 이후 "후손들이 겪는 고통을 세상에 알려야 한다는 소명 의식"의 중압감으로 인해 "단 한 줄의 소설도 쓸 수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정 작가의 소설은 이제 단순한 '증언'을 넘어 상처가 개인의 삶과 신체에 남긴 증상, 그리고 그 증상을 이해하고 치유하려는 서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들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아픈 여자들'입니다.
이들은 우울, 섭식장애, 가출 같은 신경증적 증상을 겪는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폭력이 남긴 집단적 트라우마의 결과로 읽힙니다.
특히 어머니의 반복적인 가출과 그로 인해 돌봄을 떠맡아야 했던 딸들의 이야기는 과거의 사건이 현재까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 주는 핵심 서사로 작동합니다.
역사는 끝나지 않았고, 상처는 세대를 넘어 전염됩니다.
표제작 맹자야 제발 덕분에 등장하는 당돌한 맹자는 군인과 산사람 사이에서, 태극기와 인공기 사이에서 생존을 도모해야 했던 그 시절의 모습을 명확하게 그려 내고 있습니다.
공포가 지배하던 상황에서도 맹자는 사건을 회피하지 않고 보고, 듣고, 기억합니다.
이 점에서 맹자는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증언자의 원형에 가깝습니다.
김영삼 평론가는 "소설적 구성을 최대한 배제하며 역사적 사건의 상처와 증상을 있는 그대로 증언하려 했던 태도에서 나아가 이번 작품집은 소설적 구성과 깊이를 더하고 주제를 심화하여 진일보했다"고 평했습니다.
정미경 작가는 "지난 3년간 애써 외면하면서도 슬쩍슬쩍 곁눈질하는, 그 사이에서 쓰여졌다. 그것은 나름의 나의 소설 쓰기에 대한 탐색의 과정이며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2004년 <광주매일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국립순천대학교 국어교육과 강사, 국립순천대학교 10·19연구소 편집위원장, 광주전남작가회의·순천작가회의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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