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풍경을 선으로 기록하다…어반스케치 '시간이 머문 남도'展

작성 : 2026-03-06 18:02:01
▲ 어반스케치 전시 <시간이 머문 남도, 선 위에 쌓인 그리움> [어반스케쳐스 광주]

나주혁신도시 빛가람동 여천갤러리에서 3월 한 달 동안 어반스케치 전시 <시간이 머문 남도, 선 위에 쌓인 그리움>이 열립니다.

어반스케치는 말 그대로 도시의 풍경을 현장에서 직접 그려 기록하는 그림입니다.

그림은 단순한 풍경화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에서 같은 취미를 가진 이들이 모여 현장을 기록하고 교류하는 문화적 활동이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어반스케쳐스 광주(Urban Sketchers Gwangju) 소속 작가 9명이 참여했습니다.

작가들은 거주지와 출신 지역을 '남도'라는 정서적·지리적 범주로 확장해 광주와 나주, 순천, 신안, 영광, 여수, 장성 등 다양한 지역의 풍경을 스케치로 담아냈습니다.

전시 리플렛에 각자의 지역을 함께 표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입니다.

어반스케쳐스는 "우리는 현장에서 그린다(We draw on location)"는 선언 아래 지난 2007년 미국 시애틀에서 시작된 국제 비영리 단체입니다.

전 세계 70여 개국, 수백 개 도시에서 공식 챕터가 활동하는 시민 예술운동으로 확산됐습니다.

국내에서도 20여 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식 챕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어반스케쳐스 광주는 광주·전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인증받은 공식 챕터입니다.

이들은 광주를 포함해 남도의 골목과 전통시장, 근대 건축물, 공원과 도시재생 공간, 축제와 행사 현장 등을 찾아다니며 스케치를 통해 익숙한 공간을 새로운 시선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흐르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한 장소에 오래 머물며 주변을 바라볼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집이나 직장처럼 익숙한 공간조차 무심히 스쳐 지나기 마련입니다.

▲ 현장에서 직접 그린 일상의 풍경 [어반스케쳐스 광주]

하지만 잠시 멈춰 서서 종이 위에 선을 그리기 시작하면 평범해 보이던 풍경도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 순간 일상의 풍경은 '일상의 미학'으로 다시 발견됩니다.

어반스케치는 현장에서 직접 그린다는 원칙을 지닙니다.

짧게는 10분, 길어도 2시간 남짓한 시간 안에 완성됩니다.

사진을 참고해 재구성하기보다, 그 자리에서 느낀 빛과 소리, 사람들의 움직임을 즉각적으로 담아내는 현장 기반의 시각 기록입니다.

이렇게 완성된 그림은 때로 거칠게 보일 수 있지만 어반스케쳐들에게 중요한 것은 완성도의 경쟁이 아니라 각자의 시선으로 도시를 기록하고 이를 나누는 과정입니다.

스케치는 개인의 취미를 넘어 도시의 기억을 함께 축적하는 공공적이고 공유적인 행위로 확장됩니다.

▲ 어반스케치 전시 작품들 [어반스케쳐스 광주]

한 장의 그림은 그날, 그 시간의 도시를 담아낸 기록이 됩니다.

무심코 지나던 장소를 바라보고 선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남는 것은 그림만이 아닙니다.

차분히 가라앉는 마음, 주변을 향한 섬세해진 시선, 그리고 함께 그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공동체의 감각입니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경험과 기록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차선화 기획자는 "어반스케치는 하나의 정해진 양식이 아니라 각자가 선택한 방식으로 세계를 기록하는 태도"라며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서로 다른 선과 색,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의 크기나 전시 도구 또한 획일적이지 않게 구성해 서로 다른 시선과 표현 방식이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는 다양성의 전시가 되기를 바랐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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