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잠시 연기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공격 개시 일정을 뒤로 늦췄다고 25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가자지구 내 민간인 대피와 인도적 구호 필요성과 더불어, 중동 지역 주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방공망 전력을 강화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입니다.
WSJ는 이날 "미 국방부는 이라크, 시리아, 쿠웨이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에 배치된 미군을 (무장단체의) 미사일과 로켓 공격에서 보호하기 위해 약 12개의 방공 시스템을 추가 배치키로 했다"며 이를 위해 '적어도 이번 주 후반까지는 공격 명령을 보류해 달라'고 이스라엘을 설득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미 가자지구 내 민간인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 석방 교섭을 위해 지상전 개시 일정을 계속 늦춰왔던 상황입니다.
여기에 미국이 방공망 배치를 위한 '추가 시간'을 요구하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일정을 대폭 수정할 방침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계속 준비 중"이라면서 "개시 시점은 (미국 등과) 합의해 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이 개시되면 레바논과 시리아, 에멘 등의 이슬람 무장 단체들의 이스라엘 영토 및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WSJ는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을 겨냥한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이 최소 13건 발생, 미국인 한 명이 사망하고 시리아에서 최소 24명, 이라크에서 10명 등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 계획 자체에 대해서도 여러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출구전략을 세우지 못한 것이 지상전이 지연되는 요인이며, 이에 대해 미국이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군이 달성할 수 있는 군사적 목표가 부족하고, 지상 침공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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