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과 감독 동시 경질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겪은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의 갈등이 구단과 선수단 간의 진실게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 경기에 앞서 신용준 흥국생명 신임 단장이 기자들을 만나 최근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신 단장은 권순찬 전 감독과 김여일 전 단장의 경질에 대해 '로테이션 문제'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경기 중에 김연경과 옐레나를 전위에 같이 둘 지 아니면 전위와 후위에 나눠 둘 지에 대해 감독과 단장의 대립이 깊어지자 갈등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동반 사퇴를 시켰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구단이 선수 기용에 개입하면서 이에 반발한 권 전 감독이 경질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개입이라는 이야기가 자꾸 외부에서 나오는데 그 부분은 좀 아닌 것 같다"며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감독의 권한인 경기 중 로테이션 배치 문제를 단장이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신임 신 단장의 이 같은 해명은 오히려 불붙은 갈등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습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흥국생명은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경기 직후 이영수 감독대행이 곧바로 사의를 밝혔습니다.
수석코치로 권 전 감독과 팀을 이끌었던 이 대행은 권 전 감독 경질 이후 3일 만에 대행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이 대행은 "감독님이 나가실 때부터 저도 같은 생각이었고,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그만두겠다고 구단에 얘기했다"며 "선수들은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 전 신 단장이 설명한 '로테이션 문제'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신 단장이 밝힌 김연경과 옐례나의 전ㆍ후위 배치 문제와 관련해 "팬클럽, 배구계 등 어디서 나오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며 신 단장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런 이 대행의 사의 발표 이후 선수단도 크게 동요했습니다.
경기 후 기자들 앞에 나선 김연경은 "선수 기용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로테이션 문제'라던 신 단장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심지어 구단이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했다가 몇 번 진 경우도 있었다며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 말했습니다.
신 단장의 주장처럼 로테이션이 문제가 돼 권 전 감독을 경질한 것이라고 해도 "그런 식이라면 모든 감독이 경질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권 전 감독 경질 당시 선수들의 반응에 대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김연경 선수 등 고참 선수들의 경우 많이 이해해주는 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던 신 단장의 발언이 무색할 정도의 작심 발언이었습니다.
다음 감독으로 누가 선임되더라도 결국 구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지 않겠냐며 선수단이 신뢰할 수 있을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흥국생명 신임 단장 최근 논란 '로테이션 갈등'탓
이영수 감독대행 경기 후 사의.."로테이션 갈등 어디서 나온 이야기?"
김연경 작심발언 "이런 일 일어나는 것 자체 부끄러워"
이영수 감독대행 경기 후 사의.."로테이션 갈등 어디서 나온 이야기?"
김연경 작심발언 "이런 일 일어나는 것 자체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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