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이 유일한 휴식처"...연일 폭염에 택배 현장도 신음

작성 : 2024-08-17 21:08:40
【 앵커멘트 】
폭염특보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바깥에서 일하는 택배 노동자들은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물량에 새벽부터 밤까지 비지땀을 흘리고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려야 합니다.

조경원 기자가 택배원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 기자 】
이른 아침부터 택배 상자들이 몰리는 터미널에서는 분류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곳의 온도는 섭씨 34도.

지붕만 설치돼 있어 폭염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전 11시, 얼음물을 한가득 챙겨 본격적인 배송에 나섭니다.

▶ 인터뷰 : 윤민호 / 택배 노동자
- "모자 이런 건 필수품이고요. 얼음물은 꼭 챙깁니다. 가끔 가다가 소금도 가끔씩 섭취하고 있습니다."

한 달째 최고 체감온도 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택배 노동자들은 더위와 사투를 벌입니다.

하루에 배송하는 물건만 300여 개.

특히 상가나 주택가는 엘리베이터가 없고 골목 구석구석을 걸어 다녀야 해 더 고역입니다.

▶ 스탠딩 : 조경원
- "제가 10분 정도 따라다녀 봤는데 최고 심박수가 140을 찍었습니다. 중강도 운동에 해당되는 수치입니다."

정부는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시간당 10분 휴식을 권장하지만 정해진 물량을 처리해야 해 잠시도 쉴 틈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윤민호 / 택배 노동자
- "작년까지만 해도 에어컨 안 틀었어요. 왜냐하면 저희들이 몇 미터 가다 섰다(를 반복해서요.) 더울 때는 가장 시원한 곳이 차 안이고.."

산업재해나 중대재해의 위험이 있는 경우, 근로자들은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특수고용직인 택배 노동자들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 인터뷰 : 김인봉 / 전국택배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장
- "만약 (작업중지권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시스템상 이걸 보장받지 못하면 사실상 의미가 없습니다. 택배사 차원에서 물량을 규제를 한다든가 이런 조치가 필요하고.."

이달 말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택배원 등 야외 노동자들의 고역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C 조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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