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빛고을전남대병원이 개원 10년 만에 사실상 진료 업무에서 손을 떼는 방안이 유력해진 가운데 의료계 일각에서는 예견된 실패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병원 운영을 위한 수익구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 병원 측이 무리하게 개원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는 지적입니다.
이어서, 신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빛고을전남대병원은 개원 이래 매년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개원 첫해인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해마다 100억 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하며 누적 적자는 7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2월에는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코로나 이후 다시 적자 운영이 이어졌습니다.
병원 측은 적자 해소를 위해 뒤늦게 본원 병동으로의 전환이나 진료과 확대 등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특히, 류머티즘이나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특화된 병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개원 초기 다양한 진료과를 갖추지 못한 것도 수익 확보에 불리했다는 지적입니다.
▶ 싱크 : 전 전남대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화순전남대병원은 암센터라는 대학병원이 해야 할 치료로 개원을 했기 때문에 인지도나 수익 측면에서 굉장한 성공을 거뒀지만 빛고을전남대병원은 정형외과나 류마티스내과 만으로 개원을 했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개원 초기부터 있었습니다. 오히려 '오래 버텼다'는 의견이 훨씬 더 많습니다."
또 전남대병원과 같은 급의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낮은 의료수가를 받았습니다.
게다가 비수련병원의 한계 때문에 전공의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어 어려움이 가중됐습니다.
공공보건의료 강화라는 명분 아래 병원 건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정부와 광주시도 정작 개원 이후 발생한 경영난에 대해서는 책임을 미루며 이렇다 할 지원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속 가능한 병원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수익 구조도 확보하지 못한 채 섣불리 문을 연 빛고을전남대병원은 개원 1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KBC 신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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