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주 변호사 "행안부, 경찰청 지휘 권한 없어..내무부 치안본부 시절 회귀"
여의도초대석, 오늘은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논란 집중적으로 뜯어보겠습니다. 시사평론 변호사 손금주 전 의원 스튜디오에 와 있습니다.
△앵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2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겠다고, 설치하겠다고 발표를 했는데, 경찰국이 1991년에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독립이 돼서 외청으로 나간 거잖아요? 일단 그 맥락부터 한번 짚어볼까요?
▲손금주: 원래 내무부 안의 조직이었습니다. 그래서 치안청으로 있다가 치안본부로 격상이 됐다가 이제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또 경찰 조직이 권력의 너무 중립성을 훼손하면서 하느라고 박종철 열사라든가 이렇게 고문치사 사건 같은 비극적인 사건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함께 경찰 조직을 독립화시키자, 경찰 수사를 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자는 취지에서 행정안전부의 외청으로 경찰청을 두게 됐습니다. 그게 91년 법 개정이거든요.
△앵커: 그런데 이게 어쨌든 다시 안에 관리 조직을 만들겠다는 건데 반대하는 쪽에서는 이게 내무부 치안본부로 돌아가자는 거냐 이런 반발이 있는데, 그럼에도 경찰국을 다시 만들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명분, 이유, 이게 뭔가요?
▲손금주: 윤석열 정부에서는 어쨌든 검찰을 통해서 경찰을 지휘·감독했던 기존의 체제가 없어졌기 때문에 경찰에 대한 별도의 통제장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경찰 조직이라는 것이 거의 12만 명 가까이 되거든요. 그래서 검찰 조직에 비해서 10배 이상 큰 조직인데 이 조직에 대해서 정부 차원에서 통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입장이고, 또 과거 정권에서 청와대와 경찰 조직 간에 직접적인 대화를 했던 것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행안부가 그 역할을 해야 된다 이런 입장입니다.
△앵커: 어떻게 보시나요?
▲손금주: 제가 봤을 때는 물론 경찰 조직이 비대해졌고 또 그 조직에 대한 통제·견제 필요성이 있다는 부분은 국민들이 공감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그 방법으로 행안부가 직접 경찰 조직을 지휘·통제하고, 또 경찰국을 두느냐. 특히 이 과정에 있어서 절차적으로 법을 변경한다든가 국회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으로 일방적으로 경찰국을 두면서 관리·감독을 하려고 하느냐, 이것에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가 크다고 보입니다.
△앵커: 지금 법 얘기를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이게 정부조직법이나 경찰법 같은 법안을 바꿔야 하는 사안인가요? 아니면 뭐 이상민 장관 말처럼 그냥 시행령으로 이렇게 할 수가 있는 건가요?
▲손금주: 이상민 장관은 '정부조직법 34조 5항에 치안에 관한 사항은 행정안전부 내에 경찰국을 별도로 둔다고, 경찰청을 둔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어차피 기존에도 행정안전부 관할이었는데 실제 운영이 안 됐다' 이렇게 그 조항을 약간 유추 해석을 해서 행정안전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 바꿀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제 법학계에서는 국민의 권리에 관한 법령들은 유추 확장해석이 가능하지만 정부 조직에 관한 것은 법정주의를 취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법이 명확하게 정한 사안만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91년 정부조직법 개정을 할 때 행정안전부의 권한 사항 중에 치안에 관한 사항을 없애버렸어요. 대신 경찰청을 외청으로 두도록 규정을 해놨거든요.
그러니까 그 법의 규정 취지는 행정안전부가 경찰청을 감독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실상 그런 규정으로 해석을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문헌을 유추 해석해서 지금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은 그냥 시행령으로 가능하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법리적인 논쟁이 있습니다.
△앵커: 이상민 장관도 법조인 출신이고 한데 지금 말씀하신 대로 유추 해석을 했다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견강부회를 한 건가요, 그러면 장관이?
▲손금주: 저는 좀 아쉬운 부분이 그러니까 정부조직 개편, 특히 경찰 조직에 대한 변경 아닙니까? 이건 국민 권리나 정부 조직 전체적으로 봐도 굉장히 큰 이슈이기 때문에 이것을 일방적으로 행정부 내에서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바꿔서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결국 국회, 또는 국민의 동의를 받아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왜 굳이 이렇게 이상민 장관이 7월 15일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고 8월 말까지는 시행령 개정 등을 거쳐서 경찰국을 신설하겠다
이렇게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냐. 사실 국민의 입장에서, 주인인 국민의 입장에서 머슴이 좀 일을 못한다고 생각을 해서 머슴을 바꿨어요. 그런데 바뀐 머슴이 갑자기 집 전체를 뜯어고치겠다는 거예요. 그럼 국민 입장에서 "왜 내 허락을 안 받고 네 맘대로 하냐"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전 정권에서 추미애 장관이 검찰총장 지휘(권) 행사를 했을 적에 검찰청법에 규정된 거 행사를 했는데도 난리를 했는데, 지금 또 이렇게 새로 만든다고 하는데. 이게 법무부에도 검찰국이 있잖아요, 예산이랑 인사를 관할하는? 그러면 이렇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법무부에도 검찰국이 있는데 행안부에도 경찰국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이거는 어떻게 보시나요?
▲손금주: 윤석열 대통령께서 명시적으로 밝히시고 계시거든요. '아니, 검찰에 대해서 법무부의 검찰국을 둬서 관리하고 있는데 경찰이라고 또 행안부의 경찰국을 두는 게 문제가 되느냐' 이런 입장을 밝히시는데, 중요한 부분은 검찰은 본질적으로 기소 유지 기관이거든요. 그리고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는 기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무부가 검찰국을 통해서 검찰에 대한 통제를 하도록 허용해 준 것이죠.
미국에서도 미국 법무부 산하에 연방 검찰과 FBI가 있습니다. 그런데 FBI, 그러니까 수사를 담당하는 FBI에 대해서는 관리 조직이 없어요, 미국 법무부에. 연방 검찰에 대해서만 형법국이라고 해서, 형사국이라고 해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기소에 대한 관리는 하지만 구체적인 수사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별도 관리 조직을 두지 않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 말씀대로 하게 되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을 둬서 수사기관을 관리하는 셈이 되거든요. 이건 좀 문제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말씀하신 대로 논란이랑 지적이 많은데도 이상민 장관 의지는 확고한 것 같은데, 그러면 이거 어떻게 봐야 되는 건가요?
▲손금주: 이상민 장관께서는 어쨌든 신속하게 경찰국을 신설하고 경찰 조직에 대한 관리를 관리 권한을 행안부에 두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하고 있거든요. 근데 굳이 현 시점에서 이렇게 무리해서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을 계속 받는 거죠.
과거에 경찰에 대한 통제, 내무부를 통한 통제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우리가 역사적으로 경험을 했지 않습니까? 경찰 수사의 불공정성, 중립성 위반, 그리고 인권 침해, 이런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 외청으로, 행정안전부의 외청으로 독립성을 보장해 준 것인데 그걸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이게 약간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 같은 느낌이 드는데.
▲손금주: 그러니까 좀 답답합니다. 왜 무리해서 일방적으로 추진을 하는지, 아니 주인인 국민이 볼 때는..
△앵커: 왜 그럴까요, 이 시점에?
▲손금주: 우리 국민들이 봤을 때는 '경찰이 그렇게 문제가 있나?' 이런 생각을 할 거 아닙니까? 물론 지금 경찰위원회를 실질화 해가지고 경찰 조직을 민주적 통제를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갖는 분이 많거든요. 굳이 다시 옛날처럼 행안부로 다시 복귀시키는 게 의미가 있느냐 이런 생각을 할 텐데.
△앵커: 이게 그러니까 경찰이 그동안에 고위직 인사나 수사 관련해서, 특히 이른바 하명수사, 특수수사과 이런 데는 이제 청와대랑 어떻게 보면 경찰청이랑 직거래를 해왔는데, 그런 관행을 끊고 정상적으로 행안부에서 지휘·통제를 하겠다. 그래서 정상화지 이상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을 하는데, 그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손금주: 외견상 윤석열 대통령실에는 민정수석이 없지 않습니까? 치안 비서관도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측면에서 행안부 장관에게 그런 권한을 부여하겠다 이런 입장으로 읽히는데, 문제는 '좌동훈 우상민' 하지 않습니까? 자기 심복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인사검증 권한을 부여하고, 시행령을 통해서, 또 심복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게는 경찰 조직에 대한 지휘 권한을 주게 된다면, 그게 과거보다 더 나은 방향이라고 누가 생각하겠습니까? 저는 약간 그거는 좀 견강부회다는 생각이 들고. 오히려 과거의 그런 경찰의 독립성·중립성·공정성이 훼손된 전례를 봤을 때 이런 변경은 국민들의 의견이나 국회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좌동훈 우상민' 말씀을 해 주셨는데 지금 검수완박 법안, 이른바 검찰에 부패랑 경제범죄 수사만 남겨두고 수사권 박탈하는 게 곧 시행되는데, 이것에 대해서 지금 법무부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이랑 효력정지 가처분을 낸 것 같은데, 청구인이 한동훈 장관이고. 이거는 쟁점이 어떻게 되나요?
▲손금주: 그러니까 검사의 본질적 기능이 수사다, 그런 수사권을 박탈하는 법안이기 때문에 권한쟁의 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입장인 것 같습니다.
헌법적으로 봤을 때 검사의 권한이 기소 유지권, 또 영장청구권을 통한 경찰 수사권의 통제, 이것이 본질인 것이지 수사가 본질이냐에 대해서는 좀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권한쟁의 심판과 관련해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준 선례가 없습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입장에서는 어쨌든 이런 부분은 국회에서 논의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보지 않을까. 국민의 대의적인 기관인 국회의 의원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럼에도 한동훈 장관이 이거를 낸 것, 어떻게 봐야 될까요?
▲손금주: 어쨌든 뭔가를 해야 되는 입장이지 않을까요? 물론 헌법재판소가 보수화돼서 다른 헌법재판과 달리 권한쟁의 심판은 과반이 찬성하면 인용이 됩니다.
△앵커: 원래는 6명 이상?
▲손금주: 그렇죠. 9명 중 6명이 찬성해야 되는데 이 경우는 5명만 찬성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입장에서 어쨌든 삼권분립이 된 국가에서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결정한 것들에 대해서 그렇게 권한쟁의로 인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이 드는데, 아마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또 정무적인 판단에서 한동훈 장관은 이런 권한쟁의 심판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이런 일련의 흐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손금주: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왔을 때는 민주화에 성공하고 산업화에 성공한 국가지 않습니까? 그 국가의 틀을 바꾸는 것이 꼭 필요한 건지.
△앵커: 하나의 틀을 바꾼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손금주: 네, 저는 수사 조직에 대한 통제를 바꾸는 것은 전체적으로는 국가 조직의 틀을 바꾸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논의를 신중하게 하지 않고 일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형태로. 약간의 꼼수죠? 그렇게 바꾸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경찰 조직에 대한 통제·견제가 필요할 수도 있고 또 과거에 청와대와 경찰 간의 그런 관행들을 없앨 필요도 있겠지만, 그런 것들이 꼭 행안부 장관의 지휘·통제로만 가능한 것이냐 의문을 제기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저는 말씀드립니다.
△앵커: 이게 뭐 어쨌든 수십 년 동안 치안국, 치본부로 있다가 31년 전에 독립해 나가서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해 온 이유가 있을 테고, 미국 같은 나라도 FBI 같은 수사기관에 대해서 그걸 컨트롤하거나 지휘·지시하는 기관이나 부처가 없는 것도 다 이유가 있을 텐데.
▲손금주: 그렇죠
△앵커: 이거를 어떻게 봐야 될까요?
▲손금주: 그러니까요. 왜 굳이 이 시점에, 왜 이렇게 무리를 하면서 이 목표를, 경찰국 신설, 경찰 조직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라는 목표를 달성하려고 할까 의문점이 듭니다.
△앵커: 주변에 법조인들 얘기를 들어보면은 필요하다 라고 말씀을 하시는 분도 꽤 있는 것 같은데, 그거는 개인적으로 어떻게 보시나요?
▲손금주: 그 통제방법이 사법 조직을 통한 통제가 돼야 된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검사들의 영장청구권을 통한 경찰 조직에 대한 감독·관리, 또 법원의 영장 발부나 형사 재판을 통한 그 시스템을 엄격하게 해서 수사가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해줘야 하는 것이지 이런 정부조직 개편을 통해서 하게 되면 어쨌든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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