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일가의 비리를 폭로한 손자 전우원 씨가 30일 오전 광주를 방문한 가운데, 전 씨와의 만남을 앞둔 5·18 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복잡 미묘한 심경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조 상임이사는 3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죄를 사죄하는 손자의 모습을 보며,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가슴이 먹먹하네요"라고 무거운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앞서 마약복용 혐의로 어젯밤 경찰 조사를 마치고 석방된 전 씨는 오늘 오전 광주에 도착했으며, "태어나서 처음 와보고 항상 두려움에 이기적인 마음에 도피해 오던 곳인데 의미 있는 기회이고 순간인 만큼 정말 최선을 다해서 피해자분들께,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그분들의 억울한 마음을 최대한 풀어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오늘 중 5·18 유족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조 상임이사는 '손자의 사과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우리는 전두환의 죄과는 결코 사라지거나 덮어지지 않을 것으로 믿어왔다"면서 "역사적 단죄는 죗값을 치르지 않은 범죄자, 역사적 범죄자, 사회적 범죄자가 어떻게 후손들에 의해서 다뤄지는지 후손들이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해서 지금 전우원 씨가 바로 적나라하게 반증하고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이어 조진태 이사는 "특히 5·18 관련해서 여전히 살아있는 그런 학살 지도부가 남아 있잖아요. 이분들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될지 전우원 씨를 통해서 뭔가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그런 바람도 갖게 됩니다"라고 가해자들의 진실 고백과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또 "전우원 씨가 단지 우발적인 충동으로 주장이나 폭로를 했다기에는 계속적으로 본인 이야기를 밝혀왔고 지속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면서 "전 씨의 이 증언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두환 비자금과 관련해서는 "전우원 씨가 말한 출처를 알 수 없는 검은돈, 그걸로 가족들이 매우 호화스러운 파티를 즐기거나 호화스럽게 일상생활을 해왔다는 것을 폭로를 했는데 전두환은 굉장히 많은 불법 자금을 내지 않고 세상을 떴다"면서"죽은 전두환이라고 할지라도 또 경제적 처벌, 불법적으로 자금을 축적한 이런 부분까지도 반드시 처벌을 해야 한다고 하는 점에서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상당히 구체적으로 증언을 밝혔기 때문에, 그 내용을 확인해서 국민 여론도 함께 뭔가 방안을 찾도록 해야 될 일이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5·18 묘역에 전우원 씨 손 잡고 갈 계획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조 이사는 "묘지 참배가 사죄·사과하는 중요한 일정으로 생각한다"며 "같이 동행해서 전우원 씨의 사과, 사죄, 참배를 함께 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5·18문제는) 결국에는 대한민국 사회는 물론이고 과거 역사와 관련해서는 어떻게 보면 세계 인류가 감당할 과제"라며"그런 것들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의 뭔가 하나의 계기나 동기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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