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청 의혹 관련해 "언론은 자국의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는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 발언에 대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언론의 자유도 중요하고 국익도 중요한데 그것은 국민이 판단해야지 권력자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17일 KBC '여의도초대석(진행=유재광 앵커)'에 출연해 "미국의 뉴욕타임스를 보세요. 국익이 걸려있는데도 민주주의에 반하는 불법적인 도청이기 때문에 공개하잖아요"라며 "권력자가 자신들에 유리한 대로 '국익'이라고 얘기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원장은 그러면서"진짜 외교는 국익을 위해서 해야 된다"며 "한일 정상회담에서의 굴욕에 이어 이번 도청 문제에 대해서도 윤석열 정부가 보이고 있는 굴욕적인 모습이 우리 국민을 너무나 처참하게 만들잖아요. 이런 굴욕이 국익입니까"라고 되물었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외교가 진짜 빵점이다"라며 "주권국가로서 당당하게 미국에 항의를 하고 재발 방지를 외교적으로 요구해야 된다. 그리고 보안이 뚫린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 전 원장은 특히, "악의는 없었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국민을 우롱하고 그 태도가 그게 뭡니까. 마치 윤석열 대통령 '바이든 날리면' 이런 거하고 똑같은 거에요"라며 "그래서 저는 김태효 1차장은 망언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반드시 물러나야 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 전 원장은 더불어서 윤석열 대통령 부산 횟집 도열 사진 논란 관련해서도 "만약에 그 사진을 찍은 사람 손에 휴대폰이 아닌 총기나 폭탄이 들렸다고 하면 어떤 불행한 사건이 나왔겠냐. 허허 웃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경호처장 사퇴도 함께 촉구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도 그렇게 불행하게 됐지 않냐. 기시다 총리한테도 폭탄이 떨어지지 않았냐"며 "국가 원수 경호는 1호 안보다. 저런 것을 보고도 어물쩍 그냥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박 전 원장은 거듭 강조했습니다."전현 총리 테러가 일어난 일본과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것은 조금 과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김영삼 총재나 박근혜 대표가 그런 유사한 해를 당했잖아요. 특히 대통령에 대한 경호는 만약 실수가 있으면 어떻게 됩니까"라고 반문하며 "그래서 일벌백계로 기강을 세워 나가는 것이 안보 1호인 대통령 경호의 사명이다"라고 박 전 원장은 답했습니다.
한편, 한국에 대한 도청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과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오스틴 국방장관 기자회견에서도 들었겠지만 우리의 약속은 바위처럼 단단하고 한국과 긍정적인 관계다"라며 사과 여부에 대한 즉답을 피했습니다.
"유출된 기밀문서 상당수가 위조됐다는데 한미 국방부 장관의 견해가 일치했다"는 김태효 1차장 발언 관련 위조 증거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사브리나 싱 부대변인은 "문건이 추가로 조작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수사팀에서 문서를 평가하고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도청 의혹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문건에 언급된 개별 국가에 고위급에서 일일이 연락을 취했다"며 "상대국에서 우리 전화에 고마워했다. 이 사안을 심각하게 다루는데 고마워했고 계속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에도 고마워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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