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회관 비빔밥에 누군가 고의적으로
독극물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평화롭던 농촌마을이 불신과 혼란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주민들끼리 이야기 하는 것도 꺼리고
있습니다
이동근 기자가 마을을 찾아가 봤습니다.
지난 5일 농약 비빔밥 사건이 일어난
함평의 한 마을 회관입니다.
평소 같으면 십여명이 모여 활기를 띨
마을회관은 여전히 경찰통제선이 쳐진 채
굳게 닫혀 있습니다.
집집마다 대문을 걸어 잠근 채 집을 비워
개 짖는 소리만이 정적을 울립니다.
스탠드업-이동근(오른쪽)스탠드업-이동근
"화목하고 인심이 넘쳤던 농촌마을은
농약 비빔밥 사건 이후 한순간에 사람들의
발길조차 찾아보기 힘든 마을로 변했습니다"
밥에 누군가 고의적으로 농약을 넣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민들 대부분이
장터나 외지에서 시간을 보내다 저녁이
돼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날들이 많아
졌습니다.
이웃 중에 범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민들간의 불신도 커져 서로
이야기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습니다.
싱크-마을 주민
"마을 주민들이 다 불려 갔어요"
"경찰서예요?"
"그럼요, 세 사람씩 네 사람씩"
싱크-마을 주민
"(농약 사건)그것에 대해서 서로 말도
안해요?"
"말도 안 하지. 창피한 일이고 누가 물어도
피하고"
생사를 넘나 들었던 피해 주민들은
하루 하루가 고통의 나날입니다.
평소처럼 회관에서 먹었던 몇 숟가락의
밥때문에 정들었던 이웃이 목숨을 잃고
자신들도 죽음의 문턱까지 내몰렸다는
사실은 그저 끔찍할 따름입니다.
인터뷰-피해 주민
"진짜로 마을에서 밝혀져야 살지. 안 그러면 살겠어요. 다 무서워 가지고...
늘 인심이 넘치고 평화로웠던 농촌마을이
불신과 혼란의 도가니에 빠지면서 주민들도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구고 있습니다.
KBC 이동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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