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문제는 안전사고와 환경오염뿐 만이 아닙니다.
시도 때도 없이 풍겨오는 악취 때문에 산단 인근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지난해 32건이던 여수산단 악취 민원은 올해 벌써 40건을 넘어섰습니다.
특별취재팀 이상환 기자가 악취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여수산단을 바다 건너 마주보고 있는 여수의 한 마을.
산단과 7~8km 떨어져 있는데도 주민들은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박종옥 / 여수시 율촌면
- "비가 오기 전이나 바람이 안 부는 날, 흔히 기압이 낮은 날이라고 그러잖아요. 그런 날 냄새가 많이 나고요. 냄새는 어렸을 때 연탄 갈 때 나는 냄새, 카바이트 냄새라고도 많이 합니다. 그 냄새가 많이 납니다."
인근의 또 다른 마을도 사정은 마찬가지.
악취 때문에 이사를 갈까 고민해야 할 정도로 고통스럽지만 어디에서 온 냄새인지, 또 어떤 성분인지 몰라 답답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조미순 / 여수시 주삼동
- "주민들이 암에 걸린 사람도 있고 폐 좀 안 좋은 사람도 있고 모든 어르신들이 다 병원에 다니고 계십니다. 가스가 우리한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꼭 검사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여수산단 악취실태를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조사한 보고섭니다.
(c,g) 올해 상반기 관리지역 악취 희석배수는 3 이상이고, 20인 곳도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악취를 정화하기 위해 3배에서 20배의 깨끗한 공기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악취의 강도가 셉니다.
여수산단의 한 화학공장 밀집지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악취 허용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암모니아와 뷰틸알데하이드 같은 악취 물질이 검출되는 곳도 있습니다.
특히 야간 악취 수치가 일일 평균보다 5배나 높습니다.
업체들이 악취 물질을 밤에 몰래 배출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가는 대목입니다.
▶ 싱크 : 전남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
- "야간에 더 많이 공정을 가동하는 그런 곳일 수도 있고요. 야간이나 새벽에는 햇빛이 없기 때문에 대기가 활발하지 못하거든요. "
2019년 여수산단이 악취관리지역이 되면서 자치단체도 점검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120개가 넘는 악취 배출업체 모두에 행정력이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와 올해 74건의 악취 민원이 접수됐지만 최근 2년 동안 적발된 악취 기준 초과 업체는 9곳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한성진 / 여수시 산단환경감시팀장
- "공장 정비나 이런 것 할 때마다 주변에 계시는 분들은 너무 힘들어하시는데 그것에 대해서 시에서도 최대한 그런 것들이 줄어들 수 있도록 인력과 장비를 계속 확충해 나가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상환
- "쉴새 없이 풍기는 악취 때문에 산단 인근 주민들은 마음껏 숨쉴 수 있는 자유마저 빼앗겼습니다. KBC특별취재팀 이상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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