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하고 싶었겠는가" 버스 운전사 끌어안은 5·18유가족

작성 : 2022-05-19 17: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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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 현장에 투입됐다가 순직한 경찰들의 유가족과 사건 당사자가 42년 만에 한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오늘(19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사과와 용서, 화해와 통합’을 위한 만남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지난 1980년 5월 20일 당시 고속버스를 운전하던 배 모씨는 시위대의 도청 진입을 막기 위해 서있던 경찰들을 향해 버스를 몰고 돌진했습니다.

이로 인해 함평경찰서 소속 경찰 4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습니다.

배 씨는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1982년 특별 사면 조치로 석방됐습니다.

이후 1998년 진행된 재심에서 무죄를 최종 선고받았습니다.

42년 만에 피해 경찰관들의 유가족 앞에 선 배 씨는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막막하고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고(故) 정충길 경사 아들 정원영씨는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죽음, 기억조차 안 해주는 죽음으로 인해 너무나 처절했던 삶을 살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사과가 무슨 보상과 위로가 될까 싶지만, 당신이라고 그렇게 하고 싶어 했겠냐는 마음에 그저 가슴이 아플 뿐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진상조사위는 지난해 개정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당시 시위현장에 투입됐던 군과 경찰에 대한 피해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피해 조사 대상에 포함된 이들은 사망자 27명과 부상자 250여 명입니다.

이외에도 조사위에 별도로 접수된 12건 중 9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사위는 올해 12월 말로 예정된 활동기간 전까지 군·경찰에 대한 피해 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조사 결과를 국가보고서에 담을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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