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율촌산단에서 가스 유출이 의심되는 신고가 접수되자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습니다.
다행히 인체에 무해한 '액화산소'로 판명됐지만 주민들이 깜짝 놀란 건 지난 몇 달 사이 여수에서 화학 물질 누출 사고가 계속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여수 율촌산단서 하얀 기체 누출 신고"
-다행히 '액화산소'로 판명..피해 없어
여수 율촌산단 현대제철 IFC 공장 부근에서 하얀 기체가 바닥에 깔려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늘(21일) 오전 8시 54분쯤.
신고를 받은 119가 즉각 현장에 출동해 상황을 살피고 누출 가스의 종류를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인체에 무해한 산소였습니다.
소방당국과 여수시는 해당 공장에서 액화산소를 기화시키는 과정에서 기화 잠열에 의한 흰색 연무(수증기)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상황은 종료됐지만 인근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여수 주민 A씨는 "가뜩이나 화학물질을 많이 다루는 여수시내 공장에서 최근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자주 발생하다 보니 조그마한 사고에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8월 한화솔루션TDI, 기준치 6배 가스 누출
-9월 금호석유화학, '위험물질' 혼합가스 누출
실제 율촌산단 인근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는 지난 8월과 9월 위험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8월 31일에는 맹독성 가스인 포스겐을 취급하는 한화솔루션TDI 공장에서 기준치의 6배에 달하는 0.06ppm의 화학가스가 누출됐습니다.
가스 누출 즉시 인근에 있던 현장 직원 100명이 상황이 해제될 때까지 2시간 동안 긴급 대피했습니다.
공장 측은 사고 직후, 소방과 환경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아 위험물질 누출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당초 공장 측은 포스겐 누출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나중에는 염화수소와 폐가스로 확인됐다고 말을 바꾸면서 은폐 의혹을 더욱 키웠습니다.
이후 9월 22일에는 여수국가산단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 제2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났습니다.
누출된 건 위험물관리법상 위험물로 지정된 사이크로핵산(86%)와 TLA(14%)가 섞인 화학물질이었습니다.
사고는 화학물질 배관 변경 작업 중에 배관 밸브가 완전히 잠기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다른 공정에서 증설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등 노동자 14명이 화학물질 가스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행히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여수시 관계자는 "최근 가스 누출 사고뿐 아니라 폭발, 화재 사고가 여수 관내 산단에서 계속되다 보니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사고 방지를 위해 기업들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고 사고 발생 시 지체 없이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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