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탐·인]서양화가 윤병학 "다양한 서사, 언어기호로 풀어내고 싶다"[上]

작성 : 2024-02-24 09:13:40
새해 개인전 이어 몽골에서 전시 진행
2월 울란바토르 마샬아트 갤러리 특별 초대
'Sign Language(언어기호)' 형상화 노력
"작품의 철학적 이론 정립 연구 매진"
'충장22' 레지던시 입주 활동 작가 선정도
[예·탐·인]서양화가 윤병학 "다양한 서사, 언어기호로 풀어내고 싶다"<上>

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광주-몽골 간의 현대미술교류 물꼬 트기

▲중견 서양화가 윤병학 작가는 기호화된 언어의 조형성을 통해 예술가의 철학적 이론을 정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실에서의 모습.

"근자에 들어 캔버스 앞에 서면 더욱 작업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려 애쓰고 있습니다. 나 자신의 철학적 이론을 정립하기 위하여 시간을 쪼개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고요. 그러한 결과물인 작품을 전시회에 자주 출품하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습니다."

2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초대전을 앞두고 한껏 고무돼 있는 중견 서양화가 윤병학 작가의 예술 열정은 여전히 청년처럼 뜨겁습니다.

올해 전시 계획에 대해 윤 작가는 "벌써 설날을 전후로 2024년도 청룡해를 맞아 기운용동 개인 전시회를 마무리했다"면서 "오는 27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 마샬아트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신년 벽두부터 진행해 온 전시 일정을 나열했습니다.

윤 작가는 "이번 전시회는 대구 칠곡예술위원회와 몽골의 블루선아트센터의 교류 협력 사업 일환으로 진행하며, 특별 초청작가 자격으로 전시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윤병학 작가는 오는 27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 마샬아트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개최한다. 사진은 초대전 포스터.

또한 윤 작가는 "광주 은암미술관과 동아시아미술교류협회 그리고 충장22문화사업단에서 주관하여 추진하고 있는 초대 개인전"이라면서 "이 전시회를 기회로 광주와 몽골 간의 현대미술교류에 더욱 힘을 보태며 아울러 충장22에서 활동할 수 있는 레지던시 작가를 특별히 선정해 초청할 계획"이라 덧붙였습니다.

다음은 광주 지역 미술계의 중견작가로 국내외 전시를 통해 왕성한 창작 열기를 뿜어내고 있는 윤병학 작가와의 일문일답.

◇ 한글 자음과 모음의 한국성 표출 작업

▲윤 작가가 이번 몽골전시회에 출품하는 '언어기호' 주제의 작품은 소통을 의미한다. 사진은 2022년 나주정미소갤러리 초대전 광경.

- 몽골 초대전에 출품하는 작품의 성향은.

"먼저 이번 몽골 전시회의 주제도 'Sign Language(언어기호)'입니다. 이것은 줄곧 매진하고 있는 작품의 방향이자 주제이기도 합니다. '언어기호'는 '보이지 않는 소리', 즉 신호체계로서의 소통을 의미하며 소통의 수단으로써 매개이며 기호이자 신호인 것입니다. 작품 속 화면에 펼쳐지는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가지는 특유의 한국성을 보여주며 문자나 기호에 대한 탐구를 통해 사회적 이슈들을 호출하려는 것입니다."

- 이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다양하게 주고받는 언어 속에 수용하는 다채로운 현상을 시각적 이미지로 강화하려고 합니다. 동일한 공간에서의 다름과 차이를 드러내는 비현실성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소통의 수단인 문자나 기호(sign)를 통해 보이지 않은 상호작용과 공감을 이끌어내며 한글 자모의 이합집산을 통한 특유의 조형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각종 외래어와 논리적 모순, 그리고 병리적 불협화음 속에서도 공존과 공감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윤 작가(왼쪽 두 번째)가 전시장을 방문한 지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요즘 관심있거나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저는 그동안 추상회화에 바탕을 둔 작업을 전개해 왔습니다. 근자에 와서는 시대의 흐름과 변혁에 따른 장르적 성향도 서서히 바뀌어가는 추세에 있습니다. 즉 추상표현주의의 내러티브가 쇠퇴하고 다양성에 기초한 다원주의의 성향이 두드러집니다. 다시 말해 다양한 장르가 혼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미학자 아서 단토의 주장대로 '무엇이든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예술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시대에 있습니다. 동시대에 있어서 특히 강조되는 것이 바로 '개념'입니다."

▲윤병학 作 '언어조형 - 향락&나락'

- 회화 연구에서 '개념'이란 무엇인지.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사유를 통한 행위와 그 결과물 그리고 철저한 자기 이론화가 바로 작품의 개념을 바로 잡는다고 봅니다. 무엇보다도 심도 있는 의식의 세계를 컨트롤하고 자기만의 색깔을 창조하여 작업에 천착하는 것에 게을리 하지 않을 각오로 매사에 임하는 겁니다. 특히 관심 갖고 신경을 집중하는 부분은 사회성입니다. 정치의 예술화든 예술의 정치화든 간에 예술은 시대를 통찰하고 냉철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계몽적 공익성에 일조해야 합니다. 최근 지향하는 작업의 방향도 사회적 현상 또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나는 시간들, 이 모두 우리 앞에 펼쳐지는 역사입니다. 저는 이러한 사회 현상 속에서 투영되는 시대 서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눈 앞에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언어기호를 통해 풀어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 '광주국제현대미술제' 등 대형 전시 만든 기획자

▲미술학박사인 윤 작가는 전시 기획자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사진은 기획전 전시장 전경.

- '전시 기획자'로서 가장 기억나는 전시가 있다면.

"오랫동안 광주에서 여러 굵직한 미술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광주비엔날레가 처음 열렸던 1995년 1월 '95광주국제현대미술제'를 기획, 개최했습니다. 이 행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 10개국을 초청해 대규모 행사로 펼쳐진 광주 최초의 국제전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광주비엔날레가 태어나기도 전의 일입니다."

- 그동안 기획한 주요 행사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광주아트비젼 및 대한민국남부현대미술제 등을 수차례 기획 발표했습니다. 광주미술협회 기획위원장로 활동하면서 협회의 모든 기획 행사를 도맡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호남 교류전 및 광주청년미술제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획해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문화 다양한 기획참여 및 광주 및 전남 문화재단의 각종 심의와 자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도시재생 파빌리온 재생 및 어반플레이 개념을 도입해 지속적인 지역문화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下>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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