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21년간 철권통치한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에 따라 독재자 가문이 36년만에 필리핀 정권을 다시 잡게 됐습니다.
선거위의 결과는 이달 말 의원들에 의해 확정됩니다.
마르코스는 지난 1965년부터 1986년까지 필리핀을 통치한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들입니다.
아버지 마르코스는 1972년 계엄령을 선포해 기업, 언론 등을 장악했으며, 군과 경찰은 반체제 인사 수천명을 체포해 고문하고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그와 그의 부인 이멜다 마르코스는 약 100억 달러를 빼돌리는 등 부패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참다 못한 시민들이 '피플 파워'를 일으키며 항거하자 하야한 뒤 미국 하와이로 망명했으며, 망명 3년 뒤 사망했습니다.
선친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마르코스는 대선 유세 기간 과거사에 대한 질문에 '모르쇠' 전략을 일관하거나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또 과거에 대해 논할 필요가 없다며 중요한 건 '국가 통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마르코스 가문이 36년 만에 재집권하게 되면서 향후 필리핀은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특히 마르코스 치하의 암울한 과거 및 권력형 비리를 거론하며 "독재자의 아들은 출마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온 진보 단체들의 반발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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